수시 다섯달 코앞 대학들 논술축소 등 잇따라
교과부 방침 바뀐 탓 ‘전형 간소화’ 수정 분주
교과부 방침 바뀐 탓 ‘전형 간소화’ 수정 분주
일부 대학들이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대입 전형계획과 달리, 2012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시험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전형 유형을 통폐합한 수정 입시요강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수시모집이 5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는 올해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의 반영 비중을 줄이고 일부 전형에선 논술을 아예 폐지한다고 9일 밝혔다. 연세대가 발표한 입학전형안을 보면, 논술고사를 치러 뽑는 인원이 지난해 11월 발표 때는 1950명이었으나, 수정안에서는 1288명으로 662명 줄었다. 수시 우선선발의 논술 반영 비중도 80%에서 70%로 주는 대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비중이 20%에서 30%로 늘어났다. 수시 특기자 전형 과학인재 트랙(종전 과학인재 전형)에서는 서류평가 뒤 논술을 폐지하고 면접·구술 시험을 본다. 전형 유형도 단순화해, 글로벌 리더, 과학인재, 언더우드, 예체능 인재 전형이 특기자 전형으로, 진리·자유, 사회 기여자, 창의인재, 아이티(IT) 명품인재 전형은 ‘연세입학사정관제 전형’(가칭)으로 통합됐다.
서강대도 수시의 논술 100% 우선선발 전형을 폐지하고, 수시 일반선발 전형의 논술 반영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췄다. 전형 수도 10개에서 7개로 줄였다. 성균관대는 논술 100%로 뽑던 수시 우선선발 전형을 학생부 30%와 논술 7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전형 수도 14개에서 7개로 줄였다. 중앙대는 수시 1차 9개 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중심의 5개 전형으로 통폐합했다. 경북대는 애초 전체 모집정원의 18%(897명)를 논술 우수자 전형으로 뽑는다고 발표했으나, 수정안에서는 논술고사를 전면 폐지했다.
올해 들어 이처럼 입학전형 방식이 크게 바뀐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달 각 대학에 보낸 재정지원(교육역량 강화사업) 관련 공문에서 ‘대입 전형의 공교육 연계’ 지표로 논술 반영 비율, 대입 전형 간소화 여부 등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각 대학들이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입시안을 부랴부랴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교과부가 다양한 인재를 뽑으라고 해 전형 수를 늘렸는데 이를 다시 줄이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이런 행태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령은 대입 전형계획을 해당 입학년도가 시작되기 1년3개월 전까지 공표하도록 돼 있다. 수험생들의 혼선을 막기 위한 조처다. 2012학년도 전형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분석실장은 “수시모집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전형이 크게 바뀌면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단기 고액 사교육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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