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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마음 잘 다스리면 공부도 수월해져

등록 2011-03-21 09:14

멘토들은 “예술적 감각이 있고,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 최희준양의 경우에는 평소 감정조절과 자기관리 등을 잘 해야 성적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멘토 유성룡씨, 이지은씨, 고정민씨, 최희준양, 어머니 이임하씨.
멘토들은 “예술적 감각이 있고,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 최희준양의 경우에는 평소 감정조절과 자기관리 등을 잘 해야 성적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멘토 유성룡씨, 이지은씨, 고정민씨, 최희준양, 어머니 이임하씨.
[함께하는 교육] 3인의 멘토를 만나다/
국사봉중 3년 최희준양

사진기자와 작가를 꿈꿔본 적 있다. 최근에는 역사학자에 관심이 많아졌다. 중2 때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보고 온 게 계기가 됐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다녀와서 사진을 보니까 유물 등이 정말 신기하고 아름답더라구요.”

3월 ‘3인의 멘토를 만나다’(이하 ‘멘토’)의 주인공 최희준(국사봉중 3년)양은 감성이 풍부한 학생이었다. 노래를 잘 부르고 기타도 잘 친다. 기타 치는 걸 좋아해 기타학원도 다니고 있다. 최양이 유일하게 다니는 학원이다. 중1 때 종합반 수업을 두 달 정도 들은 뒤 입시 관련 학원은 안 가기로 마음먹었다. 학원에 다녀 성적이 오르긴 했지만 내 힘으로 올린 성적 같지 않다는 느낌이 싫었다. 요즘은 인터넷강의(이하 ‘인강’)를 들으며 복습하는 방식으로 혼자 공부한다. 학원을 잠깐이나마 경험해 본 탓에 선생님 없이 공부하는 것에 대한 불안도 있다. “학원 수업이 워낙 빡빡하고 선행학습도 많이 하잖아요. 학원에 안 가는 희준이 입장에서는 내가 아무리 해도 학원 다니는 친구들을 따라가기 힘들 거라는 두려움이 있더라구요.” 어머니 이임하씨의 이야기다. 사실 최양이 멘토 신청을 한 이유도 “혼자 하는 공부 방법이 잘 맞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14일, 최양은 어머니 이씨와 함께 3인의 멘토(고정민 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이지은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저자, 유성룡 입시분석가)를 만나 궁금증을 풀었다.

“기타 치는 게 재밌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최양은 “최근에 재미를 느낀 게 뭐였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초등학교 때는 학교 대표로 동요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며 “어릴 때니까 잠깐 그런 재능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예고 보낼 준비를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고 했다.

흥미검사 결과, 최양한테는 짐작대로 예술형이 두드러졌다. 예술형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독창적인 걸 좋아한다. 반면 틀에 박힌 생활은 힘들어하는 편이다. 고정민씨는 “희준양한테는 보통의 중3 학생한테 느껴지는 찌든 느낌이 없다”며 “자유분방한 성향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분야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업을 꿈꾸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예고 갔어야 했나요?
예술형은 성향일 뿐
취미로 삼아도 좋아

특성화고 가도 되나요?
진로 명확해야 진학 가능
인문계고서 탐색해보길

암기식 공부 통할까?
문제는 ‘잡념’에 있어
마음관리 잘 해보도록

중3. ‘적극적인 진로탐색’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미래 직업을 결정해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는 게 좋다. 고씨는 “더군다나 흥미유형이 예술형일 경우에는 직업을 직접적으로 연결짓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했다. 성격적으로 ‘예술적 성향’이 강해서, 즉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걸 좋아해서 이런 유형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저도 흥미검사를 하면 예술형이 높게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에 특별한 재능이 없거든요. 다만 성격상 틀에 박힌 걸 싫어합니다. 예술형이 강하다고 반드시 예술계로 진출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영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마케팅, 홍보 등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쪽으로 나갈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최양의 경우,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음악 관련 분야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분야와 관계없이 예술형 성향이 두드러지는 창의적인 일을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씨는 “이건 희준양 본인한테 달려 있는 문제인데 스스로 반드시 음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강하지 않으면 취미로 승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최양한테 고씨가 특별히 당부하는 말도 있었다. “여러 방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지만 어떤 것에 관심이 생겼을 때 내가 진짜 이걸 해보면 어떨까를 충분히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뚜렷한 목표가 생기거든요.”

고교 입시가 복잡해지고 있는 때다. 현재 최양이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는 크게 두 유형의 학교다. 인문계고와 특성화고다. 최근 학교 소개를 들으면서 특성화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특성화고도 좋다는 이야기들이 많더라구요.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고 하구요. 그 얘기를 들으니 어떤 고교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유성룡씨는 “특성화고에 가려면 과학 분야 성적이 중요하다”며 “1학년 때와 비교하면 과학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가능성을 보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특성화고는 역사학자에 관심이 있는 최양한테 적절하지 않은 선택이다. 유씨는 “특성화고는 정보통신, 방송, 관광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직업교육이 특화된 학교를 말한다”며 “예전의 실업계고가 명칭이 바뀐 거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예를 들어, 희준양이 방송 관련 일을 꼭 해야겠다거나 관광 분야에서 일해봐야겠다는 등 특정 분야 진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진학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재 진로가 뚜렷하지 않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진로 방향도 특성화고와는 관련성이 별로 없습니다.”

최희준양의 프로필
최희준양의 프로필

인문계고로 진학 결심을 굳힌다고 고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최양처럼 2012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고1 때 문·이과 계열 선택을 해야 한다. 진학 전에 자신이 어떤 분야와 잘 맞는지를 좀더 일찍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판단을 할 때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향이 어느 계열과 잘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유씨는 “희준양은 과학 성적이 놀라울 정도로 올라서 이과 선택도 고민을 해보겠지만 지금까지 대화를 나누며 내가 느낀 건 아무래도 문과 성향이 강한 학생이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사회, 어려워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최양은 평소 통으로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어머니 이씨는 “이런 식으로 암기하며 공부하는 게 고교에 가서도 통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최양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제 공부 방법이 저한테 잘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외우면서 공부한다는 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문제는 잡념이 많다는 데 있었다. 이지은씨는 “직관과 감성이 발달한 학생이기 때문에 사소한 생각이 많을 거다”라고 했다. “큰 고민이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자잘한 생각들이 자주 떠오르는 스타일이죠. 공부하다가 아까 들은 음악 한 구절이 떠오르고, 친구가 했던 말 한마디가 생각나는 겁니다. 잡념이 많으니 머리가 복잡해지고, 이해도는 떨어지겠죠. 다행히 외우는 걸 잘하니까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것 같아요.” 사실 ‘잡념’ 자체도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잡념 가운데서도 ‘불안’과 ‘두려움’은 공부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은 의식적으로 버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씨는 “희준양이 신청서에 적은 것처럼 직관형 학생들은 소심하고, 과대망상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서 45분짜리 수업에 열중하고 있을 거야’라는 불안을 머릿속에 키우고 있죠.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내 공부 방법에 믿음을 심어줄 수 없어요. 중요한 건 내 공부 방법이 나한테 제일 잘 맞고, 최고라는 자신감을 갖는 겁니다.”

감성적인 학생들은 즐거운 감정, 힘든 감정 등 사소한 감정에도 흔들리기 쉽다. 이럴 때 감정을 잘 다스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평소 최양은 저녁 8시부터 밤 11시까지 인강을 들으며 공부한다. 시간표를 촘촘하게 짜두고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씨는 “시간표를 빡빡하게 짤 필요는 없지만 내가 정한 이 시간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과목에만 집중하겠다는 철칙을 세워둬야 한다”고 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공부 시간 날려버리고, 내일은 조금 우울해서 날려버리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시간을 버리지 않기 위해선 애초에 공부시간을 길게 잡으면 안 됩니다. 20분, 30분 단위로 토막 공부를 해보세요. 남들이 2시간 앉아 있을 때 희준양은 20분 반짝 질 좋은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세요.”

내 공부 방법에 믿음을 키우려면 되도록 혼자 공부하는 게 좋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수학 과목에 대해서만큼은 밀고 끌어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씨는 “희준양처럼 직관형 학생들한테 수학은 재미없는 과목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학생들한테 수학은 ‘감동’이 없는 과목입니다. 그림도 있고, 스토리도 있어야 재밌는데 수학은 그런 게 아니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흥미와 재미를 줄 만한 선생님의 인강 수업을 들어보는 겁니다. 속도감 있고, 듣는 재미를 주는 선생님의 강의를 예습 차원에서 들어보고, 학교 수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씨는 “흔히 학생들이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자신이 수학 분야에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흥미가 안 생기는 겁니다. 특히 수학의 경우는 다른 과목과 성격이 다르거든요. 다른 과목과 다른 대처를 해가며 공부를 해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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