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설명)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계원 조형예술대학 들머리에 있는 계원 창작가게의 구성원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양순 창작가게 연구원, 최정심 교수(기획처장), 박진우(메이드 인 제이 창업), 유연경 연구원, 김진아 연구원, 김민영(일러스트레이터)씨. 의왕/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작은 자전거 바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큇살에 붙어 있는 꼬리표를 보니 ‘상표’가 ‘자전거 휠 조명’이란 낯선 이름이었다. 돌돌 말린 전선을 풀어 콘센트에 꽂자 바큇살을 둘러싼 알전구에 은은한 빛이 들어왔다. ‘모던’한 감각도 감각이려니와 크기가 맞춤한 것이 거실 한쪽에 놓아두고 조명으로 쓰기 적당해 보였다. 꼬리표에는 ‘작품’ 가격과 함께 ‘작가’의 이름까지 적혀 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계원 조형예술대학 앞에 있는 ‘계원 창작가게’. 쏟아지던 장맛비가 잠시 물러난 사이 작품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심심찮게 이어졌다. 가게에는 알듯 말듯 하다가 갑자기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기발한 물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 폐전선으로 만든 책갈피부터 포도주 마개를 이용한 냄비받침, 자투리 옷감으로 만든 소파·가방·티셔츠 등 220가지가 넘는 생활 소품들이 가득했다. 값도 500원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모두 출판·가구·건축디자인 등을 전공한 계원 조형예술대 재학생 또는 졸업생들이 만든 작품들이다.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만드는 수제품 주민들에게 팔아
자전거 휠 조명·깃털램프…아이디어 반짝
멋진 생활소품 가득…대학과 지역문화가
함께 나래를 편다 가게를 찾은 박효정(35·여)씨는 “얼마 전 친구한테서 창작가게에서 산 다이어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꼼꼼한 손길이 느껴지는 수제품이었다”며 “물건이 너무 예쁘고 실용적이어서 창작가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맘에 드는 물건은 바로 사야 한다!” 박씨가 전한 이곳 손님들의 철칙이다. 똑같은 물건이 없다 보니 좋은 물건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다. 얼마 전에 들어온 깃털 램프는 진열될 틈도 없이 팔려나갔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와 손을 잡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환경친화적 물건들을 내놓는 것도 창작가게만의 자랑이다. 계원 창작가게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학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문을 열었다. ‘가게’라는 열려 있는 공간이다 보니 학생들의 창작·창업을 지원한다는 애초 목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대학이 지역문화와 함께 숨쉬는 모범사례로 자리잡았다. 실용 위주의 학생 교육이 지역문화와 삶의 질 향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창작가게에 가구 등을 내놓고 있는 박진우(27·실내건축디자인 전공)씨는 “내 작품을 팔 수 있게 된 것도 기쁘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예술·실용품들을 지역 주민들이 가볍게 찾아 고를 수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창작가게에 터를 잡은 작가들은 “비록 ‘가게’ 작품들이지만 취향이 까탈스럽다는 서울 청담동에 내놔도 자신있다”며 웃었다. 이곳에서 ‘작가’의 문턱은 일반인들에게도 너그럽다. 미대를 졸업한 뒤 전업주부로 지내온 박희지(43)씨는 창작가게를 통해 늦깎이 디자이너의 꿈을 펴고 있다. “작품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주부들이 원하는 생활 소품들을 짬짬이 만들고 있다”는 그는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열려 있는 창작가게가 지역문화를 살찌우는 마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대학이 운영해온 ‘계원 창작공방’을 통해 교육을 받은 지역 주민 50여명도 ‘생활소품 디자이너’로 거듭났다. 창작가게를 총괄하는 최정심 교수(전시디자인)는 “창작가게는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통로 구실을 톡톡이 해내, 대학의 전문성과 지역문화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함께 숨쉬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자전거 휠 조명·깃털램프…아이디어 반짝
멋진 생활소품 가득…대학과 지역문화가
함께 나래를 편다 가게를 찾은 박효정(35·여)씨는 “얼마 전 친구한테서 창작가게에서 산 다이어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꼼꼼한 손길이 느껴지는 수제품이었다”며 “물건이 너무 예쁘고 실용적이어서 창작가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맘에 드는 물건은 바로 사야 한다!” 박씨가 전한 이곳 손님들의 철칙이다. 똑같은 물건이 없다 보니 좋은 물건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다. 얼마 전에 들어온 깃털 램프는 진열될 틈도 없이 팔려나갔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와 손을 잡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환경친화적 물건들을 내놓는 것도 창작가게만의 자랑이다. 계원 창작가게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학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문을 열었다. ‘가게’라는 열려 있는 공간이다 보니 학생들의 창작·창업을 지원한다는 애초 목적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대학이 지역문화와 함께 숨쉬는 모범사례로 자리잡았다. 실용 위주의 학생 교육이 지역문화와 삶의 질 향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창작가게에 가구 등을 내놓고 있는 박진우(27·실내건축디자인 전공)씨는 “내 작품을 팔 수 있게 된 것도 기쁘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예술·실용품들을 지역 주민들이 가볍게 찾아 고를 수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창작가게에 터를 잡은 작가들은 “비록 ‘가게’ 작품들이지만 취향이 까탈스럽다는 서울 청담동에 내놔도 자신있다”며 웃었다. 이곳에서 ‘작가’의 문턱은 일반인들에게도 너그럽다. 미대를 졸업한 뒤 전업주부로 지내온 박희지(43)씨는 창작가게를 통해 늦깎이 디자이너의 꿈을 펴고 있다. “작품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주부들이 원하는 생활 소품들을 짬짬이 만들고 있다”는 그는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열려 있는 창작가게가 지역문화를 살찌우는 마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대학이 운영해온 ‘계원 창작공방’을 통해 교육을 받은 지역 주민 50여명도 ‘생활소품 디자이너’로 거듭났다. 창작가게를 총괄하는 최정심 교수(전시디자인)는 “창작가게는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통로 구실을 톡톡이 해내, 대학의 전문성과 지역문화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함께 숨쉬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