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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무늬만 ‘사회배려’…소년가장 등 지원 0원

등록 2011-03-28 08:13

자사고, 비경제 전형 대상자에 다자녀가정 포함
성적미달 부유층 입학 길터…정원 채우기로 악용
2011학년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시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을 통해 다자녀가정 자녀로 합격한 학생들 가운데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고급아파트에 사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된 이 전형을 자사고가 학생 정원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남지역 자사고의 한 교사는 27일 “2011학년도 입시부터 다자녀가정 자녀가 사회배려 전형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압구정동 인근에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많이 합격한 것으로 안다”며 “아버지의 직업이 전문직이거나 고급아파트로 알려진 곳에 사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011학년도 입시에서 사회배려 대상자에 다자녀가정 자녀를 포함하면서, 첫째 자녀부터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한 것도 편법 운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10학년도 입시에서 사회배려 전형이 미달됐던 세화고(31명 미달), 중동고(22명 미달) 등은 이번에 모두 정원을 채웠다.

자사고인 ㅂ고의 한 교사는 “집은 부유하지만 성적은 안 되는 학생들에게 자사고 입학의 길을 터줌으로써 미달 사태를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부산·대전 교육청은 사회배려 대상자에 다자녀가정 자녀를 포함했지만 셋째 자녀로 제한했다.

사회배려 대상자 가운데 비경제적 대상자의 경우 등록금, 급식비, 방과후학교 수강료 등 교육비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비경제적 대상자 가운데는 소년소녀가장, 아동복지시설 수용자, 북한이탈 청소년 등 사실상 일반고보다 3배 이상 비싼 자사고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유형이 포함돼 있다.

ㅇ중 조아무개 교사는 “지난해 우리 반에서 자사고에 합격한 4명 가운데 3명이 다자녀가정 자녀였는데 가정형편이 대체로 좋았다”며 “학비 지원이 없는 비경제적 대상자에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은 다자녀가정 자녀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일부 교육청에서 비경제적 대상자를 우선 선발하도록 하는 등 잘못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사회배려 전형의 지원 자격을 교육감이 정하도록 돼 있는데, 고치는 걸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동훈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등록금을 3배나 비싸게 받는 자사고가 귀족학교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사회배려 전형을 급조한 결과”라며 “사회배려 전형 합격생의 경우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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