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립대 등록금 인상 현황
이화여대 등 20곳, 재학생보다 더 많이 올려
110곳중 79곳 인상…건물신축비 떠넘기기도
110곳중 79곳 인상…건물신축비 떠넘기기도
사립대 10곳 가운데 7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을 납부해야 입학이 결정되는 신입생의 등록금을 재학생 등록금보다 많이 올리는 등 신입생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지운 대학도 20곳이었다.
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및 인상근거’ 자료를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전국등록금네트워크와 함께 분석한 결과, 자료를 제출한 4년제 사립대 110곳 가운데 79곳(71.8%)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5% 이상 올린 대학이 3곳(2.7%)이었고, 3% 이상~5% 미만 인상한 대학이 30곳(27.3%), 3% 미만 인상한 대학이 46곳(41.8%)이었다.
110곳 가운데 신입생 등록금을 재학생보다 많이 인상하거나, 입학금을 전체 납부금(등록금과 입학금을 합한 금액) 평균 인상률보다 많이 인상한 곳이 20곳이나 됐다. 이화여대는 재학생 등록금은 동결했지만 신입생 등록금은 2.5% 올렸고, 대전신학대는 신입생 입학금만 33%나 올려 받았다. 안 의원은 “대학들이 신입생의 불리한 처지를 이용해 신입생들에게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한 것”이라며 “신입생은 별도로 입학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여기에 등록금까지 더 많이 인상시킨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엉뚱한 등록금 인상 요인을 제시한 대학도 있었다. 한양대는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교직원들의 연금과 의료보험료 등 법정부담금이 늘었고, 경쟁 대학과의 등록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인하대와 한성대도 ‘법정부담금 증가’를 이유로 제시했다. 법정부담금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법인이 부담해야 한다.
덕성여대와 이화여대, 중앙대 등 14곳은 ‘장학금을 확대하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또 명지대는 ‘2개 건물 증축, 1개 건물 신축 등 캠퍼스마스터플랜 추진’을 이유로 제시했고, 선문대도 ‘기존 건물 건축허가 관련 국공유지 매입비 25억원’을 인상 요인으로 들었다. 가야대, 평택대, 한국산업기술대 등도 마찬가지였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전체 사립대가 2009년 한 해 동안 토지 매입비와 건물 매입비 또는 신축비에 들인 비용 1조2000억여원 가운데 사학법인 부담금은 10.8%에 불과했다”며 “대학들이 건물을 짓고 늘리는 비용이 학생 등록금 부담 증가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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