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21가지 말>(이너북스)
[함께하는 교육] 기획/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말들
“뱃속에 거지 들었냐.” “차라리 하지 마라. 어차피 못할 걸.” “너 그런 식으로 하면 학교 가지 마.” “너란 애도 자식이라고 미역국을 먹었지.” “머리 깎고 공장에나 가.” “이거 네가 그랬지? 너 말고 누가 그러냐?”
중학생들이 부모님한테서 듣고 속상해했던 말들이다. 얼마 전 출간한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21가지 말>(이너북스)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가슴에 상처로 남은 부모의 말들을 조사했다. 표현은 각각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자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비난하거나 포기하고 절망하게 만드는 표현들이다.
책의 저자인 연세대 교육학과 이성호 교수는 “말은 성숙한 어른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성숙한 어른과 미성숙한 아이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말은 서로한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아무리 화가 나도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부모는 절망과 포기에 찬 말, 부정적인 예언 등을 긍정의 대화로 바꾸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너 안 일어날 거야!”는 “너, 일어나야지!”로, “당신, 오늘도 늦으시겠지요?”는 “당신, 오늘 일찍 오실 거지요?”로, “숙제 안 하고 뭐하는 거야?”는 “숙제 해야지. 뭐하는 거야?”로 바꿀 수 있다.
때론 지나친 기대나 립서비스가 독이 된다. “야! 시험 잘 봤어? 뭐 보나 마나 잘 봤겠지. 네가 누군데. 이번에도 다 맞혔지? 넌 틀림없는 아이니까! 엄마는 널 믿어!” 공부 잘하는 자녀의 학부모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늘 만점을 받다가 점수가 떨어진 아이는 부모가 실망할까 두렵다. 부모가 어느 수준의 기대만 걸어주길 바라던 아이는 부모한테 실망을 안겨주는 걸 불효라고 여기며 좌절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가장 좋은 대화는 뭘까? 이 교수는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자기 자신한테 믿음을 갖도록 돕는 대화”라고 강조한다. 삶의 지지자로서 믿음을 주고, 이따금씩 자녀가 어디쯤 달려가고 있는지를 지켜봐준다는 뜻의 대화를 시도하라는 의미다. 김청연 기자
자녀한테 신뢰를 주는 대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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