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친구〉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밤에 크는 나무들〉 누구나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구나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행운은, 친구란 무엇이고 친구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그림책 <우리는 친구>는 두 쪽에 걸쳐 펼쳐진 그림 위에 쓰인 단 한 줄의 글귀만으로 ‘친구’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친구란 감기가 옮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고 부모한테도 말 못하는 것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구체적으로 정의한 뒤, 친구로서 해야 할 일은 “아플 때 병문안을 꼭 가고 여행 가서 그림 엽서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사귄 친구와는 밤길을 걸어도 무섭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없는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꾸중을 듣거나 따돌림을 당하면 친구는 어떤 기분이 들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이 책은 친구의 범주를 점점 확장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 길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부자도 가난한 이도
고집불통 외아들도
‘마음빗장’ 풀리지
친구라는 열쇠 앞에선 형제나 자매 없이 혼자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 한다. 느닷없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 가진 것을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는 친구의 존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는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던 필립이 누이동생 같은 미리암을 만나면서 일상이 뒤죽박죽되는 이야기다. 상상력이 뛰어난 미리암은 작은 장난감 자동차에 머리를 다쳤다며 “피가 흐르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호들갑을 떤다. 필립은 그런 미리암이 못마땅하고 귀찮지만,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쓰레기 냄새가 풍기는 시호가 전학 오는 것으로 시작되는 <밤에 크는 나무들>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을까”라는, <우리는 친구>의 화두를 동화로 풀어낸 책이다. 달동네에 사는 시호는 아버지가 쓰레기 장수라고 소문난 것이 힘겨워 학교에 나오지 않고, 부족한 것 없이 자라 시호 같은 아이를 이해할 수 없는 민수는 어머니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남몰래 힘들어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저마다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아이들은 거친 행동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등 크고 작은 실수도 저지르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듬는다. 누구나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는 것도, 누구나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없지만, 마음을 열고 노력하면 이런 친구를 갖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친구와 손을 잡고 저녁놀을 보았다/ 둘이서 우주를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친구와 다투고 집에 갔다/ 마음 속이 진흙으로 가득찬 기분이었다.”(<우리는 친구> 중에서)
<우리는 친구> 영유아, 다니카와 순타로 글, 와다 마코토 그림. -북뱅크/9천원.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저학년, 안네마리 노르덴 글, 김흥인 그림. -보물창고/7800원. <밤에 크는 나무들> 고학년, 조임생 글, 한호진 그림. -꿈소담이/7천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밤에 크는 나무들〉 누구나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구나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행운은, 친구란 무엇이고 친구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그림책 <우리는 친구>는 두 쪽에 걸쳐 펼쳐진 그림 위에 쓰인 단 한 줄의 글귀만으로 ‘친구’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친구란 감기가 옮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고 부모한테도 말 못하는 것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구체적으로 정의한 뒤, 친구로서 해야 할 일은 “아플 때 병문안을 꼭 가고 여행 가서 그림 엽서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사귄 친구와는 밤길을 걸어도 무섭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없는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꾸중을 듣거나 따돌림을 당하면 친구는 어떤 기분이 들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이 책은 친구의 범주를 점점 확장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 길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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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외아들도
‘마음빗장’ 풀리지
친구라는 열쇠 앞에선 형제나 자매 없이 혼자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 한다. 느닷없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 가진 것을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는 친구의 존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는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던 필립이 누이동생 같은 미리암을 만나면서 일상이 뒤죽박죽되는 이야기다. 상상력이 뛰어난 미리암은 작은 장난감 자동차에 머리를 다쳤다며 “피가 흐르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호들갑을 떤다. 필립은 그런 미리암이 못마땅하고 귀찮지만,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게 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쓰레기 냄새가 풍기는 시호가 전학 오는 것으로 시작되는 <밤에 크는 나무들>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을까”라는, <우리는 친구>의 화두를 동화로 풀어낸 책이다. 달동네에 사는 시호는 아버지가 쓰레기 장수라고 소문난 것이 힘겨워 학교에 나오지 않고, 부족한 것 없이 자라 시호 같은 아이를 이해할 수 없는 민수는 어머니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남몰래 힘들어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저마다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아이들은 거친 행동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등 크고 작은 실수도 저지르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듬는다. 누구나 좋은 친구를 가질 수 있는 것도, 누구나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도 없지만, 마음을 열고 노력하면 이런 친구를 갖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친구와 손을 잡고 저녁놀을 보았다/ 둘이서 우주를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친구와 다투고 집에 갔다/ 마음 속이 진흙으로 가득찬 기분이었다.”(<우리는 친구> 중에서)
<우리는 친구> 영유아, 다니카와 순타로 글, 와다 마코토 그림. -북뱅크/9천원.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저학년, 안네마리 노르덴 글, 김흥인 그림. -보물창고/7800원. <밤에 크는 나무들> 고학년, 조임생 글, 한호진 그림. -꿈소담이/7천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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