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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여름방학 ‘책의 바다’ 로

등록 2005-07-03 18:40수정 2005-07-03 18:40

역사왜곡·왕따·부모의 이혼 등
묵직한 주제 쉽게 쓴 책들 눈길
긴 호흡으로 느긋하게 읽도록

여름 방학이 2주일쯤 앞으로 다가왔다. 여행이나 체험행사 참여, 취미생활 등 여러 계획이 많겠지만 학교 생활에 치여 책 한 권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아이들은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방학에 추천할 만한 책들은 뭐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호흡을 길게 갖고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주로 권한다. 이런 책들은 최근 강조되는 독서교육과도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관심과 만족도도 높다. ▶관련 기사 26·27면

우선 독도 영유권 문제, 고구려사 왜곡 문제 등과 관련지어 최근에 다양하고 알찬 역사책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고, 전쟁과 평화, 시민운동, 왕따, 부모의 이혼 등 묵직한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예컨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전5권/박은봉 등)는 통사를 배우지 않는 초등학생들에게 일목요연하게 우리 역사를 훑어가며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역사를 보는 관점이나 학계 연구 성과 반영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고 옆에 앉아서 곰살궂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써서 쉽고 재미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으로 관심이 고조되는 이슬람 문화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어린이 이슬람 문화 알기>(이희수)는 이슬람 문화를 문답식으로 정리해 새로운 문화를 보는 이해를 높인다. <캄펑의 개구쟁이>(라트)는 아시아를 보는 관심과 편견, 다문화 교육 내용을 말레이시아의 한 소년의 눈을 빌려 가슴에 와닿게 그린 만화책이다.

또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이희재), <여섯 사람>(데이비드 매키) 등은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들려준다. <세계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시민학교>(전7권/로라 자페 등)는 평화·차이·돈·학교·가족·환경·남녀 등 아이들이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을 재미있게 구성해 놓았다.


<모르는 척>(우메다 사쿠 등)은 아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집단 따돌림 문제를 다룬 책이다. 침묵하는 다수의 속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진지한 고민과 반성을 요구한다. 흑백으로 이뤄진 일러스트레이션이 인상적이고 호소력이 짙다.

초등 고학년생들이라면 <논어>, <맹자>, <수호지>, <삼국지> 등 동양 고전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원본은 어른들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최근에 나온 책들은 고전의 내용 가운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부분을 끄집어내 동화 형식으로 재구성해 놓았다. <날아가는 화살을 잡은 원숭이>는 장자에 나오는 우화들을 옛이야기 형식으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옮겨 놓았다. <논어>, <명심보감> 등도 읽기 쉽게 나온 것들이 많고,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출판사마다 다양한 버전으로 나와 있다. 이런 책들을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한 방학이 될 수 있다.

성장을 다룬 책들도 소재가 다양해지고 내용이 깊어졌다. <태양의 전사>(로즈마리 서트클리프)는 한쪽 팔에 장애가 있는 소년이 성인식을 치르고 부족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깡통소년>(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은 가족의 진정한 의미, 성장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현직 교사들은 오래 전에 나온 책이기는 하지만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적극 추천한다. 그의 <총을 거꾸로 쏜 사자-라프카디오>는 사자가 사냥꾼을 만나서 얼떨결에 사냥꾼을 잡아먹은 뒤 들고 다니게 된 총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구성이 특이하고 상상력이 독특하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자아의 발견과 자기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곱씹어 볼 수 있으며,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가장 오래된 문학 형태 중의 하나인 시를 통해 방학 동안 감성과 생각의 깊이를 넓혀 볼 수도 있다. 짧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하나하나 곱씹는 과정에서 영혼이 풍요로워진다. 가령 <할아버지 요강>(임길택)은 아이들이 학교, 농사, 자연, 친구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성장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동시집이다. 읽다 보면 나와는 또 다른 세상, 나와는 다른 친구들, 나를 둘러싼 세상을 촉촉해진 가슴과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키울 수 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도움말: 김문정 시공주니어 편집팀장, 김소희 책읽는엄마책읽는아이 관장, 김태희 사계절 편집팀장, 김혜정 다림 기획위원, 노은정 큰나 편집부장, 박현이 파랑새어린이 편집팀장, 배수원 주니어김영사 편집부장, 최정선 보림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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