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와 포스텍 학생 자퇴율
‘포스텍’은 괜찮나
서남표식 무한경쟁 교육’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카이스트와 쌍벽을 이루는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학사운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이스트의 ‘차등적 등록금제’는 서남표 총장이 2007년 도입한 제도로, 학생들의 수업료를 면제해주던 과거와 달리 학점이 일정 기준에 미달한 학생에게 수업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성적이 나쁘면 국립 특수대 학생으로서 누려온 ‘학비 면제’ 혜택을 박탈하는 시스템이다.
반면 포스텍은 사립대이기 때문에 한 학기에 279만원 정도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학점 평균이 3.3점 이상이면 정부의 ‘이공계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일정 시간 일을 하면 ‘근로장학금’을 150만~20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 포스텍 총학생회의 한 간부는 “성적을 높이라는 압박은 우리 학교도 비슷하지만, 적어도 차등적 등록금제와 같은 강제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또 카이스트는 ‘100% 영어강의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포스텍은 대학원만 100% 영어강의를 하고, 학부에선 3~4학년 전공 강의만 영어로 수업을 한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두 학교의 학생 자퇴율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2009년 카이스트의 자퇴율은 1.38%였지만, 포스텍은 0.47%에 그쳤다.
하지만 기숙사에서 폐쇄적으로 생활해야 하는 환경, 갈수록 ‘수익자 부담 원칙’이 강조되는 경향 등에서 두 학교의 처지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카이스트 학부 출신의 한 포스텍 교수는 “과거에는 국가와 재단 쪽이 이른바 ‘이공계 영재를 키운다’며 두 학교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점점 강화되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됐다”며 “이것이 자존심 강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기 때문에 포스텍의 처지도 카이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훈 진명선 기자 nang@hani.co.kr
이재훈 진명선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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