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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난수표 대입’ 간소화? ‘숨바꼭질 전형’ 됐다

등록 2011-04-18 20:17수정 2011-04-18 21:34

대학들 이름만 바꾸거나 다른 전형에 끼워넣어
교과부 장관 한마디에 ‘당장 적용’ 혼란 부추겨
경기 ㅇ고 3학년 최아무개(18)양은 최근 성균관대의 ‘2012학년도 입학전형계획’을 보고 혼란에 빠졌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 때 사회복지학과에서 실시했던 ‘사회봉사전형’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양은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그 전형으로 뽑던 모집인원(5명)이 ‘자기추천자전형’에 합쳐진 것을 알게 됐다. 최양은 “자기추천자전형에도 사회복지학과 몫의 모집정원(5명)이 그대로 유지된 것을 보면 전형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닌 듯한데, ‘사회봉사전형’이라는 이름만 사라져 당황했다”며 “대학들이 전형을 간소화하는 바람에 입시정보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전형 간소화’ 작업으로 입학전형의 개수는 줄었지만, 이름이 없어진 전형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전형 속에 포함되는 방식으로 그대로 유지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화여대가 2011학년도에 실시했던 ‘스크랜튼학부전형’은 2012학년도에는 ‘일반전형’과 ‘학업능력우수자전형’에 포함됐다. 그러나 2012학년도 2개 전형에서 스크랜튼학부(자유전공학부) 지원자에게는 다른 모집단위(학부나 학과) 지원자와는 달리 별도의 전형방법을 적용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도 훨씬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2011학년도와 같은 전형을 실시하면서 이름만 없앤 셈이어서, ‘숨바꼭질’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중앙대도 2011학년도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만 반영해 뽑은 ‘학생부우수자전형’이 2012학년도엔 전형방법은 똑같은데도 ‘학업우수자전형’에 포함됐고, ‘논술우수자전형’도 같은 방식으로 ‘일반전형’에 합쳐졌다.

서울 ㅇ고의 진학담당 교사는 “예전에는 전형 개수는 많았어도 전형 이름 자체가 지원자격이나 전형방법을 표현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주기가 쉬웠다”며 “간소화 과정에서 전형의 이름도 추상적으로 바뀌고, 기존의 전형들이 뒤죽박죽이 돼, 확인하느라 일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원자격이나 전형방법이 전혀 다른 전형들이 기계적으로 묶이면서, 전형 간소화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2011학년도에 실시했던 9개 전형을 3개로 줄였지만, 9개 전형이 요구했던 지원자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 때문에 전형 하나에 별도의 지원자격을 요구하는 세부전형이 4개나 포함되기도 했다. 연세대는 ‘특기자전형’에 4개의 세부전형이, 한양대는 ‘재능우수자전형’에 무려 6개의 세부전형이 포함됐다.

김동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사무총장(대전 대성고 교사)은 “전형 간소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유예기간 없이 급하게 실시하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며 “교과부가 나서서 입시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1월 대학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전형이 지나치게 복잡해 학생·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이 유발된다”며 2012학년도 입시에서 전형을 간소화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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