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윤형군
고등학교 진학수기
초등학교 5학년 때였을 것이다. 카펜터스의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란 오래된 팝 음악을 우연히 들었던 때가 말이다. 무슨 뜻인지도 몰랐지만 이유 없이 마음에 들어서 따라 부르고 싶었다. 이런 경험이 영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위한 공부였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 같다.
영어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중학교 내신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위해 일반계 고등학교보다는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게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신문을 보며 입시와 관련된 글을 찾아보기도 했다. 당시에는 ‘떨어질 가능성’이 아니라 ‘붙을 가능성’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했던 것 같다.
2011학년도 김해외고 전형은 1단계에서 영어 내신으로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영어 내신(80%)과 면접(20%)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1단계 전형에서는 영어 내신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내 경우는 진부한 얘기 같지만 학교 수업에 열중한 게 내신 성적을 잘 받는 방법이었다. 학교 시험의 출제자는 학교 선생님이고 학교 수업이 내신성적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니 수업에 저절로 집중되었고 성적도 좋아졌다.
2단계 면접은 제출된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학교장 추천서, 교사 추천서에 대한 기록물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가장 신경썼던 게 학습계획서였다. 면접에서 학습계획서를 통해 ‘전공의지’, ‘자기주도 학습과정’, ‘학습 및 진로계획’ 등을 평가하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그 진로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충분한 고민을 했기 때문에 진솔하게 쓰는 게 가능했던 것 같다.
면접 당일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잘 보이려고 과장할 필요도 없다. 외고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한 면접이었기에 준비한 학습계획서를 반복해서 읽어봤고 예상 질문도 만들어 답해 보는 연습을 했다. 실제 면접 때 받은 질문의 반 이상은 예상 질문 내용이었다.
외고 진학을 준비하면서 독서가 뭣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는 꾸준한 독서로 내신성적이 올라갔고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됐다. 독서를 통해 공부와 긍정적 사고의 필요성을 배웠기 때문이다.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중학교 시절 입학을 간절히 바라던 곳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최고의 시설 속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 수업을 받을 수 있어 꿈만 같다.
물론 처음에는 우수한 친구들을 보면서 열등감도 느끼고 함께 공부하면서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젠 오히려 자극제가 되고 있어 실력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김해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윤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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