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행복지수 OECD최하
우리나라 초등학생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은 학원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는 지난달 초등학교 5~6학년생 1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문제’로 응답자의 32%가 ‘학원 다니기’를 꼽았다. ‘학업·성적 걱정’이 29%로 2위였고, ‘따돌림’(10%), ‘건강’(8%), ‘외모’(6%)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학원 수업’(34.8%)을 꼽은 초등학생이 가장 많았다. ‘텔레비전 시청’(18.5%)이 뒤를 이었고, ‘친구와 놀거나 운동’은 13.6%, ‘컴퓨터’는 12.8%에 그쳤다. 수업을 마친 뒤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이 뭐냐는 물음에는 ‘친구와 놀거나 운동’이라고 답한 학생이 31.3%로 가장 많았다. ‘컴퓨터’(25.7%)를 꼽은 학생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 1년 동안 선생님에게 직간접적인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42.1%가 있다고 답했고, 그 가운데 ‘체벌 뒤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고 답한 학생이 49.3%나 됐다. 오지연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조사통계국장은 “이런 조사 결과는 체벌이 어린이들의 교육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4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담아 이날 공개한 ‘2011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보면, 올해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66점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각 2006년과 2003년에 실시한 똑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와 견줬을 때, 조사 대상 오이시디 회원국 23개 나라 가운데 최하 점수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스페인은 113.6점이었고, 오이시디 평균은 100점이었다. 한국은 2009년과 지난해 이뤄진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도 행복지수가 각각 64.3점, 65.1점으로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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