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 전형 합격 자치구 현황
강남3구 고교가 서울지역 상위30곳 중 17곳
‘고소득층 자녀 유리’ 현실로…사정관제 변질
‘고소득층 자녀 유리’ 현실로…사정관제 변질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10곳이 2011학년도 수시모집 때 실시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가 가장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학생 100명당 합격자 수는 일반고 평균의 20배나 됐다.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을 동원한 외형적인 성취보다는 잠재력 등을 두루 평가해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을 뽑는다는 도입 취지와 달리, 이른바 ‘고급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고소득 계층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홍이 서울시 교육의원은 2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2011학년도 고교별 10개 대학 수시모집 진학 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서울의 195개 일반고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중앙대·카이스트·포스텍 10개 대학의 27개 입학사정관 전형에 합격한 학생 수를 집계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가 학생 100명당 2.6명을 합격시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95개 일반고의 100명당 입학사정관 전형 평균 합격생(1.29명)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일반고 평균보다 많은 합격생을 낸 자치구는 8곳이었는데,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목동이 있는 양천구가 모두 포함됐다. 나머지 4곳은 중구, 은평구, 용산구, 서대문구다. 반면 25개 자치구 가운데 13곳은 학생 100명당 합격자 수가 1명이 채 안 됐다. 강남구의 학생 100명당 합격자 수는 가장 적은 자치구의 6배에 이르렀다.
100명당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상위 30위 안에 든 고교를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에 있는 고교가 무려 12곳이나 포함됐다. 이어 송파·양천구 각각 3곳, 서초구 2곳으로, ‘사교육 특구’에 있는 고교가 20곳에 이르렀다.
특목고 강세 현상도 여전했다. 특목고 10곳(과학고 3곳, 외국어고 6곳, 국제고 1곳)을 포함해 205개 고교 가운데 100명당 합격자 수 상위 30곳을 산출한 결과, 1~9위를 특목고가 차지했다. 특히 외고 6곳과 국제고 1곳의 100명당 합격자 수 평균은 26명으로 일반고 평균(1.29명)의 20배를 기록했다.
최 의원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공교육에서 자기 소질을 계발한 학생을 뽑는다며 도입한 입학사정관제마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사교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학이 다양한 학생들을 뽑게 하겠다며 교육과학기술부가 개발한 ‘신입생 다양성 지표’를 일반에 공개해 실효성을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김민경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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