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가 정원 미달과 학업 중도 포기자 증가 등을 이유로 무용학과를 없애기로 하자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대학은 2일 내년도 무용학과의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몇 년 전부터 정원을 줄이며 학생을 모집했으나 계속 정원에 미달하고 있는데다 일부 재학생들도 학과를 옮기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있어 학과 유지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무용과는 1983년 정원 40명으로 개설됐으나 지원자 수가 계속 줄어들어 정원이 올해는 21명으로 줄었다. 학과 설립 27년 만에 정원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2005년도 입학생 23명 가운데 6명이 자퇴했고, 2006년도 입학생 28명 가운데 10명이 그만뒀다. 2009년에도 입학생 27명 가운데 16명이 학과를 옮기거나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의 폐과 방침에 대해 무용학과 재학생 60여명과 졸업생 20여명 등 80여명은 지난달 31일부터 총장실 앞에서 폐과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교 쪽이 순수예술을 고려하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과 결정을 내린 자체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폐과 결정 과정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윤혜지 학생회장은 “학교 쪽이 지난 4월 21일 폐과 결정을 했는데도 학생들은 지난달 24일 기획처를 방문해서 처음 알았다”며 “학과의 특성을 모르는 보직교수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과를 결정하고서는 한달이 다 되도록 학생들한테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순수예술학문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저출산에 따른 신입생 감소에다 대학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대학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과거 한문학과가 국문학과에 통합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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