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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딴따라 동아리라고 무시하나요?”

등록 2011-06-05 20:49

밴드 동아리 등 연습실 없어
학습 동아리와 차별대우도
문화·예술·체육 활성화 말뿐
교육 당국이 ‘문화·예술·체육 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선 이런 분야의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학교 쪽의 냉대와 무관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ㄱ고의 댄스 동아리는 거울이 달린 연습실이 없어서 강당 출입구 앞의 복도에서 커다란 유리문을 거울 삼아 연습한다. 한 회원은 “연습실을 만들어 달라고는 못하고 대신 선생님께 청소년수련관을 빌려 연습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2번이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ㄴ고 밴드 동아리의 한 회원은 “학교에 안 쓰는 창고가 여럿 있는데 그걸 쓰겠다고 해도 학교에서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청소년의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인 청소년문화예술센터가 서울의 17개 고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면접 조사한 결과, 모든 동아리에 연습실을 제공하는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밴드 동아리에 연습실을 제공하는 학교는 1곳뿐이었다.

학교에서 동아리 예산을 학생들에게 직접 주지 않고 교사들에게 관리를 위임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사비를 털어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ㄷ여고의 영상 동아리 회원은 “학교에서 예산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액수는 선생님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ㄹ고 밴드 동아리의 한 회원은 “학교에서 연습실을 마련해주지 않아 청소년수련관을 빌렸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을 학교에 청구하자 ‘사비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영어·수학·과학·경제 등 학습 동아리와의 차별 대우도 문화·예술 동아리 회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설움이다. 서울 ㅁ고의 밴드 동아리는 지난해 사비를 털어 대회 참가 등 동아리 운영을 지원했던 지도 교사가 올해 새로 생긴 과학탐구 동아리 담당 교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 교사를 못 구해 해체될 뻔했다. 한 회원은 “과학탐구반 아이들은 맨손으로 가도 실험 도구 등을 학교에서 다 준비해 주는데 우리는 아직도 10년이 넘은 앰프를 쓴다”며 “게다가 선생님들이 우리를 ‘딴따라’, ‘저질’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는 의욕이 안 생긴다”고 말했다.

이소영 청소년문화예술센터 운영위원은 “동아리 학생들에게는 장소와 예산이 절실하다”며 “전국 학교에 몇 개의 동아리가 있고, 동아리 연습실은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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