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고 교장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몰래 빼내 평소 친밀하게 지내던 학부모에게 건네준 내신성적 조작 비리가 또다시 드러났다.
특히 올해 초 성적조작 사건이 잇따라 불거진 뒤에도 이런 일이 버젓이 발생해 교육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대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해균)는 7일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려 학부모에게 건넨 혐의(업무방해)로 서울 강동구 ㄷ고 전 교장 김아무개(60)씨를 구속기소했다.
교장이 몰래 빼내 친한 학부모에 건네
학생 위장전입도…과외교사 셋 함께 적발 또 김 전 교장한테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아 이 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준 어머니 이아무개(46)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교장의 부탁으로 시험지와 답안지를 복사해 건넨 이 학교 등사실 직원 전아무개(57)씨는 불구속기소됐다. 김 전 교장은 지난해 6월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부모회 임원 이씨에게 기말고사 전과목(12과목) 시험지와 답안지를 몰래 빼내 전달한 데 이어, 2학기 중간·기말고사와 5월에 치러진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까지 모두 4차례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중하위권(전교 석차백분율 70%)에 머물던 김군의 성적은 교장과 어머니의 ‘도움’으로 1학년 말에 전교 석차백분율이 18%까지 올라갔다. 이씨는 김군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강동구에 사는 친구의 아파트로 위장전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씨가 ‘아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로 대학에 보냈으면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자 교장이 내신성적을 높이기 위해 알아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내 줬다”고 말했다.
김 전 교장은 또 김군의 내신성적 관리를 위해 서울시교육감 상을 추천하기도 했지만 ‘고3들을 추천해온 것이 관례’라는 교사들의 반발로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해를 넘긴 시험지 유출은 김군의 어이없는 ‘실수’로 들통이 났다. 김군은 5월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사회문화’ 과목 주관식 문제의 답으로 어머니가 건네준 답안지에 적힌 대로 ‘이유에 대한 타당성 파악’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시험 출제교사가 답 대신 적어놓은 ‘채점기준’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아무개 교사의 ‘내부고발’로 시교육청 감사까지 벌였지만 시험지 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검찰 수사로 이런 비리가 드러났다. 김 전 교장은 시교육청 감사가 시작된 5월 중순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자진 사퇴했으며, 김군도 중간고사가 끝난 뒤 다른 학교로 전학했다. 학교 쪽은 시험부정이 드러난 김군의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0점 처리했으며, 1학년 성적도 시교육청의 지침을 받아 0점 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김 전 교장이 교사들의 약점을 잡기 위해 적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입수하고, 이를 통해 다른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한 이 학교 국어교사 이아무개씨 등 3명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들은 1인당 월 100만원씩을 받고 5~10명의 학생들에게 과외를 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남일 이정국 기자 namfic@hani.co.kr
충남 홍성 한 초등학교도 시험지 유출 충남 홍성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문제지가 사전에 유출돼 말썽을 빚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7일 홍성군내 한 사립초등학교 ㅇ교사는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전날인 지난달 30일 문제지를 한 사설 학원장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유출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사전에 문제를 풀어본 학원생들이 시험을 본 뒤 “어제 풀어본 문제”라며 소곤대는 것을 이 학교 교장이 듣고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ㅇ교사는 친인척 관계인 학원장의 부탁을 받고 문제지를 빼준 것으로 홍성교육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홍성교육청은 지난 6일 이 학원에 한달간 교습정지 조처를 내렸으며 이 학교 교장과 교감은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ㅇ교사는 시험문제를 유출한 책임을 물어 재단 쪽에 징계를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문제를 빼돌린 교사와 학원장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홍성/연합
학생 위장전입도…과외교사 셋 함께 적발 또 김 전 교장한테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아 이 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준 어머니 이아무개(46)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교장의 부탁으로 시험지와 답안지를 복사해 건넨 이 학교 등사실 직원 전아무개(57)씨는 불구속기소됐다. 김 전 교장은 지난해 6월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부모회 임원 이씨에게 기말고사 전과목(12과목) 시험지와 답안지를 몰래 빼내 전달한 데 이어, 2학기 중간·기말고사와 5월에 치러진 2학년 1학기 중간고사까지 모두 4차례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중하위권(전교 석차백분율 70%)에 머물던 김군의 성적은 교장과 어머니의 ‘도움’으로 1학년 말에 전교 석차백분율이 18%까지 올라갔다. 이씨는 김군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강동구에 사는 친구의 아파트로 위장전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씨가 ‘아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로 대학에 보냈으면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자 교장이 내신성적을 높이기 위해 알아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내 줬다”고 말했다.
김 전 교장은 또 김군의 내신성적 관리를 위해 서울시교육감 상을 추천하기도 했지만 ‘고3들을 추천해온 것이 관례’라는 교사들의 반발로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해를 넘긴 시험지 유출은 김군의 어이없는 ‘실수’로 들통이 났다. 김군은 5월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사회문화’ 과목 주관식 문제의 답으로 어머니가 건네준 답안지에 적힌 대로 ‘이유에 대한 타당성 파악’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시험 출제교사가 답 대신 적어놓은 ‘채점기준’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아무개 교사의 ‘내부고발’로 시교육청 감사까지 벌였지만 시험지 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검찰 수사로 이런 비리가 드러났다. 김 전 교장은 시교육청 감사가 시작된 5월 중순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자진 사퇴했으며, 김군도 중간고사가 끝난 뒤 다른 학교로 전학했다. 학교 쪽은 시험부정이 드러난 김군의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0점 처리했으며, 1학년 성적도 시교육청의 지침을 받아 0점 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시험지 유출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김 전 교장이 교사들의 약점을 잡기 위해 적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입수하고, 이를 통해 다른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를 한 이 학교 국어교사 이아무개씨 등 3명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들은 1인당 월 100만원씩을 받고 5~10명의 학생들에게 과외를 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남일 이정국 기자 namfic@hani.co.kr
충남 홍성 한 초등학교도 시험지 유출 충남 홍성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문제지가 사전에 유출돼 말썽을 빚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7일 홍성군내 한 사립초등학교 ㅇ교사는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전날인 지난달 30일 문제지를 한 사설 학원장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유출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사전에 문제를 풀어본 학원생들이 시험을 본 뒤 “어제 풀어본 문제”라며 소곤대는 것을 이 학교 교장이 듣고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ㅇ교사는 친인척 관계인 학원장의 부탁을 받고 문제지를 빼준 것으로 홍성교육청 조사 결과 밝혀졌다. 홍성교육청은 지난 6일 이 학원에 한달간 교습정지 조처를 내렸으며 이 학교 교장과 교감은 관리감독 소홀을 이유로, ㅇ교사는 시험문제를 유출한 책임을 물어 재단 쪽에 징계를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문제를 빼돌린 교사와 학원장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홍성/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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