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대상 국가장학제도 현황 자료: 한국장학재단
“저소득층 장학금 증액” 정작 기초수급자 위한 대책은 빠져
“학자금 상환제 개선” 작년에 깎은 1898억 되살린데 불과
“학자금 상환제 개선” 작년에 깎은 1898억 되살린데 불과
한나라당이 23일 내놓은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종합대책’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 장학금 증액과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 개선을 위해 2000억원의 예산을 늘리겠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정작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위한 대책은 없고, 논란이 됐던 ‘비(B) 학점 이상’이라는 성적 기준이 없어지는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종합대책을 보면, 2012년 투입 예정인 국가 재정 1조50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을 올해 1학기를 끝으로 중단될 예정이었던 차상위계층 장학금을 유지하고, 군 입대 기간의 이자를 면제하는 등 학자금 상환제를 개선하는 데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지난해 말 예산안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며 학자금 상환제 이자대납 예산을 지난해 3015억원에서 1898억원 줄인 1117억원으로 책정한 적이 있다. 결국 내년 예산에서 2000억원을 증액하는 것은 올해 깎인 예산 1898억원을 되살려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국장학재단이 책정한 올해 국가 장학금 가운데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드림’ 장학금 예산은 287억여원이다. 이 사업은 기간이 한정된 사업으로 원래 올해 1학기면 사업이 종료되지만,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이 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희망드림’ 장학금은 여전히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 이상’이어야 한다는 최소 성적 기준이 제시돼 있다. 한나라당은 ‘소득 7분위 이하,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 이수 및 80점 이상 성적 충족’이라는 기준이 제시돼 있는 학자금 상환제에 대해선 “성적과 소득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희망드림’ 장학금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안진걸 등록금넷 정책팀장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등록금 마련에 허덕이며 최소 성적 기준을 채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위한 장학금 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예산 2025억원을 투입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학생 4만5000명에게 1명당 연간 장학금 4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포함한 소득 최하위 10%는 올해 연간 소득이 820만1352원으로 사립대 등록금(2011년 평균 768만6000원)을 부담하려면 연간 소득의 93.7%를 써야 한다. 진명선 이재훈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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