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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발달단계에 맞는 ‘진로탐색’ 과정 필요

등록 2011-07-04 11:18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중요한 진로선택 시기에 임기응변식으로 하는 경우 많아
진로발달 단계 특성 이해한 뒤 다양한 정보와 활동 제공
진로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1년 중에 유독 상담신청이 집중되는 특정한 시기가 있다. 고입 또는 대입을 대비해 원서를 쓸 때 또는 고등학교 진학 뒤 계열선택을 해야 할 때, 학교에서 장래 희망직업에 대한 과제활동을 해야 할 때 등을 예로 들어볼 수 있겠다. 이 시기에 상담을 의뢰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외부의 압력이나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거나, 진로 탐색 활동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었던 특정한 시기에 적절한 진로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를 통해 학습 능력을 차근차근 발달시켜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씩 진로나 직업에 대한 개념을 발달시켜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상담을 의뢰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그런 준비 단계가 없었기 때문에 친구나 부모의 의견에 따르거나 임기응변식으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적합한 진로선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예방하려면 아이들의 진로발달 단계상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금 자신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선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극을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줘야만 각 발달 단계에서 필요한 선택을 합리적으로 해낼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직업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서청소년수련관 제공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직업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서청소년수련관 제공

아동기와 청소년기 진로 발달의 주요 단계를 광범위하게 살펴보면 호기심, 탐색활동, 정보습득, 흥미발달 및 분화의 단계로 진행된다. 호기심은 아이들이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와 충동 중 하나이며, 탐색행동의 출발점이다. 호기심은 진로나 직업 관련 탐색활동을 통해 충족되며,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탐색활동이 방해받는 경우 직업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동기를 잃거나 진로발달에 있어 성숙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아이들의 탐색활동은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진로계획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구실을 한다. 탐색활동이 계속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갖는 정보의 양이 많아진다. 이렇게 축적된 정보는 아동이 청소년과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데, 이때 아이의 중요한 정보습득의 원천 중 하나가 중요인물(key figure)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부모의 구실이 중요하다.

부모나 형제 등 주변의 중요인물이나 위인, 유명인사 등의 역할모델을 통해 얻은 정보는 아동의 흥미를 발달시키며, 흥미를 인식하게 된 아이들은 자아효능감도 함께 발달한다. 이렇게 진로발달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건 아동의 진로 성숙에 긍정적인 구실을 한다.

직업심리학자 파슨스의 이론에 따르면 3단계의 과정을 통해 직업선택이 이루어진다. 첫째 단계는 자신의 특성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며, 이는 자신의 흥미, 적성, 성격, 가치관 등을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단계는 직업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직업이 요구하는 특성, 직업 조건, 직업 전망 등 직업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셋째 단계에서는 이전 두 단계를 통합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직업을 선택하는 합리적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이 선택이 최선이 되기 위해서는 그 과정들이 여러번 반복되고 또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러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정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진로발달 과정은 전 생애를 거쳐 이뤄지지만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자기주도적 진로관리 능력, 의사결정 능력, 자아인식, 자아존중감의 토대가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이다. 자기주도적 진로관리 능력은 인생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한 개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적극적이고 다양한 경험과 활동, 지속적인 격려를 통해 이러한 능력을 발달시켜줄 필요가 있다.

직업심리학자 긴즈버그의 발달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의 흥미, 능력, 가치관의 발전이 이뤄지는 주된 연령은 11~18살 사이이다. 환상기라고 불리는 11살 이전의 시기는 현실 여건, 자신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직업을 선택해서 그 직업에서 하는 일을 놀이활동을 통해서 표출하는 시기이다. 이 연령층의 아이들은 현실적인 장애를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저녁으로 장래희망이 바뀌면서 놀이활동도 바뀌지만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점차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놀이에 집중하는 시기를 지나면 흥미기(11~12살), 능력기(12~14살), 가치기(15~16살), 전환기(17~18살)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흥미기는 흥미 중심의 직업선택 경향을 보이며, 능력기에는 자신의 흥미 분야에 필요한 능력이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단계이다. 가치기는 직업선택에 필요한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면서 가치관이나 삶의 목표와 연관을 짓는다. 전환기에는 점차 주관적인 요소에서 현실적인 요인들에 관심을 가지며 비로소 현실적으로 진로 방향을 선택하는 단계를 맞게 된다.

이러한 발달 단계를 충실히 거치는 것은 청소년기의 중요한 의사결정(고등학교 선택 및 대학 전공 선택 등) 등 교육이나 일의 선택에 지속적이면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이들의 흥미, 능력(적성), 가치관, 현실적 기준 등 진로선택의 주요 핵심어들은 아이들의 진로발달에 있어 그때그때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핵심적인 과제이다.

따라서 학부모나 교사들은 ‘선택을 위한 선택’을 하도록 아이들을 압박하면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과 통합적인 관점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진로발달 과정을 통해 성숙한 진로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할 것이다.

고정민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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