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학혁신포럼에 참석한 정운찬 서울대 총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피곤한 듯 눈을 비비고 있다. 안산/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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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협 “논술고사, 본고사 변질우려 없다” 반박불구 시민단체 “내신 무력화 불보듯” 서울대가 7일 정운찬 총장의 기자회견에 이어 8일 교수협 성명을 내어 2008학년도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쏟아졌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본고사로 변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요지이다. 그러나 교육·시민단체들은 서울대 쪽의 설명이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논술 잘보면 내신3등급 극복” 특목고 내신 불이익 여전?=서울대에 지원하는 특목고 학생들이 현재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내신이 낮은 학생들은 1단계 전형(내신)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학년도부터는 이 최소한의 ‘족쇄’마저도 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문제이다. 내신과 논술, 면접을 단계형으로 치르는 게 아니라 합산해서 전형하기 때문이다. 내신이 나쁘더라도 논술에 자신이 있다면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대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도 “논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경우 내신 3등급 정도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서울대는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현 수준(5.5%)으로 묶는다는 방침이어서 논술고사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회장은 “이렇게 되면, 내신 위주의 입학전형이라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의 근본 취지는 사라지고, 내신은 왼전히 무력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통합교과형 논술, 특목고에 유리하지 않다?=서울대는 지난해 실시한 2005학년도 정시에서 일부 계열의 경우, 2단계(심층면접·논술)를 치르고 났더니 특목고 출신보다 일반고 출신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서울대는 스스로 2008학년도에 도입할 통합교과형 논술은 이전의 논술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통합교과형 논술을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논술에 비해 난도가 매우 높고, 당락을 좌우하는 ‘본고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오해’를 살 만한 대목이다. 서울 지역 외고의 한 교사는 “외고는 평소에 전문학원 수준의 심화 논·구술 강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통합교과형 논술이 당락을 가를 경우 외고 출신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기전형 확대 특목고생 혜택” 특기자전형, ‘특목고 잔치’ 아니다?=서울대는 2005학년도 특기자전형 입학생 가운데 일반고 출신이 52%나 차지했지만, 외고와 과학고는 33%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학생 중 특목고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1.5% 안팎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엄청나게 많은 숫자라는 것이 시민단체 쪽의 얘기이다. 특히 서울대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현재 모집 정원의 17%인 특기자전형을 33%로 두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그만큼 특목고 학생들이 특기자전형을 통해 입학할 길이 넓어진 것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문학, 봉사 등 다양한 특기를 가진 학생들이 입학 정원의 1/3을 채울 정도로 많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수학, 과학, 영어 성적 우수자 등 ‘만들어진’ 특기자들이 대거 입학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특목고 학생들이 특기자 전형을 통해 전공과 전혀 상관 없는 학과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정치에 대학정책 휘둘린다” 판단한듯 서울대 교수협 여당 강경비판
“교육부 겨냥 아니다”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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