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여고 1학년 배우진양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모든 학생들의 꿈은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중학생들은 대학교에 가기 위한 ‘고등학교’라는 발판에 올라서야 한다. 평범하게 친구 따라 집 주변 고등학교에 가고 성적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옛날 얘기다. 자신의 꿈을 향해 더 구체적인 방안과 길을 결정해야 하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중학교 때 누구나 한번쯤 드는 회의감과 사춘기 고민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왜 공부를 잘해야 하는지를 몰라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니 힘들 때마다 극복할 수 있었다. 꿈을 위해 많은 학교들을 알아보고 정보를 모았다.
내 꿈은 한복 디자이너이다. 좋은 대학의 의류학과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학습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성격이라 심지어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적도 달라질 정도였다. 교육 환경이 좋은 학교가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부산 최초로 여자 자율고가 지정됐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실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조언도 들어보고 내가 가야할 학교가 바로 ‘동래여고’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동래여고 최고의 장점은 바로 ‘학습 분위기’였다. 졸업성적 400점 만점에 320점 이상 학생들이 모여 추첨을 하는 방법으로 신입생을 뽑았다. 많은 학교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좋은 학습 분위기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나는 담임선생님과도 꾸준히 소통하며 동래여고 진학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갔다.
스스로 안정권이라 여기며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보통 신경쓰지 않는 2학기 기말고사까지 최선을 다했다. 원서접수를 이유로 시험에 소홀히 하기 쉬운데 이때 마음을 잡고 노력하면 그 어느 때보다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다행히 합격점수를 받아 동래여고에 진학할 수 있었다.
입학 전에 합격생들은 겨울 보충수업을 미리 받으며 친구들과 얼굴을 익히고 고등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배치고사 성적에 따라 만들어진 학급으로 캠프도 다녀왔는데, 새로운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 입학한 뒤에도 어색함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비싼 학비에도 동래여고의 학습 분위기는 생각 이상이었다. 수업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었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도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의 이런 모습에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매일 공부에만 치여 사는 건 아니었다. 좋은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습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하는 편이다. 또 학교가 100년이라는 전통을 갖고 있어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이 있다. 종종 학교에 선배님들이 강의를 하러 오곤 한다. 대학 진학과 진로 때문에 고민이 많은 우리에겐 이런 자리가 매우 소중하다. 고교 진학을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부산 동래여고 1학년 배우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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