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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배, 갑절 뜻에 곱하기 의미도

등록 2005-07-10 15:14수정 2005-07-10 15:14

"배로 올랐다" 고 하면 2배
"9는 3의 3배" 일땐 곱셈

대청소를 하던 엄마가 냉장고를 옮기려고 한다. 옮길 자리를 알아 보던 엄마는 “어디 보자, 하나, 둘, 셋, 넷. 흠…. 냉장고 길이가 젓가락의 네 배로군. 들어갈 자리가 아슬아슬하겠는 걸” 한다. 이때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할머니는 걱정스런 말투로 “애야, 아파트 값이 3년 전의 배로 올랐다는구나”라고 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배’는 ① 갑절이나 곱절을 뜻하기도 하고, ② 일정한 양이나 수가 거듭됨을 뜻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의미 중에 첫 번째 뜻인 ‘곱절’이라는 뜻이 더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값이 3년 전에 1억원이었는데 지금은 2억원이 되었다는 뜻으로 “배로 올랐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때 굳이 두 배라고 하지 않고 그냥 ‘배’라고만 해도 말이 통하는 이유는, ‘배’라는 말에 이미 ‘2를 곱한 값’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2를 곱한 값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두 배가 되었다”라며 ‘둘’이라는 앞에 붙여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배’라고 할 때는 ‘2배’의 ‘2’를 생략해서 말하는 것일 뿐, 1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학 과목에서의 ‘배’는 좀 다르다. 수학에서는 국어사전에 나온 두 번째 뜻인 ‘일정한 양이나 수가 거듭됨’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길이와 같은 길이를 말할 때도 ‘배’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1배’라는 용어가 그것이다. 즉, 젓가락의 1배는 젓가락 길이에 1을 곱한 값이다. 따라서 젓가락 길이에 2를 곱한 것은 그 길이의 2배이다. 수학에서는 이처럼 ‘몇’ 배가 되는 지를 확실히 밝혀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그냥 젓가락 길이의 ‘배’라고만 한다면 그것이 1배인지, 2배인지 알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배’라는 용어는 언제 배울까? 이 용어는 2-가(초등 2학년 1학기)의 곱하기 단원의 ‘몇 배를 알아봅시다’에서 처음 나온다. 이는 곱하기의 다른 표현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3은 3의 1배이고, 6은 3의 2배이고, 9는 3의 3배라는 식이다. 어른들은 이미 중학교의 ‘문자와 식’ 단원에서 어떤 문자에 1을 곱한 것은 생략하는 것을 배웠다. 즉, 2×A는 곱셈 기호를 생략해서 2A라고 하고, 1×A는 곱셈과 1을 생략해서 그냥 A라고 한다(1×A=A)는 것! 따라서 가정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자칫하면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배’가 ‘2배’의 2를 생략한 것인지, 수학에서 1을 생략한 것인지를 혼동할 수 있다. 일상에서의 ‘배’와 수학에서의 ‘배’의 뜻을 확실히 구별해 제대로 가르치자.

강미선/<초등수학 놀이북> 저자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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