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미/광주 전남대사대부고 2학년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국어생활 시간에 친일문학과 친일파 청산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문학작품으로는 친일파를 비롯한 기회주의적인 지식인을 풍자한 소설 <꺼삐딴 리>와 채만식의 <이상한 선생님>을 배웠고, 이광수의 변명 같지 않은 변명 <나의 고백>도 보았으며, 그 글을 비판하는 민족문제연구소 김민철의 반박 글도 읽고, 여러 편의 친일문학 작품도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나는 이 문제를 찬찬히 생각해 보며, 나름대로 내 입장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친일파의 변’과 이광수의 친일 작품을 읽으면서 이광수의 애국심(?)에 감동했다. 그 애국심이 일본을 향해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 애국심이 우리나라를 위한 것이었다면, 한 10년은 더 해방을 빨리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광수는 친일을 하면서, “청년의 가장 바람직한 야심은 임금님과 나라를 위해서 깨끗이 생명을 바치는 것이며, 폐하의 군인으로서 전쟁에 나가는 일은 청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환희이며, 감격이며, 소망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이광수는 일제 식민통치에 충실히 협력해 전쟁을 지지하며, 조선 청년들에게 그들의 고귀한 목숨을 전쟁에 바치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떠한가? 조선 청년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자신은 뒤에서 편안하게 글을 쓰고 있다…? 뭔가 모순이 있다. 일본을 사랑한다면 일본을 사랑하는 이광수 자신이 전쟁에 참여했어야 했다. 이것은 이광수가 조선 젊은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지위와 명성, 그리고 부를 유지하려 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서정주도 마찬가지다. 서정주는 자신이 싼 월급밖에 받은 일이 없으므로 자신은 ‘친일파’가 아니라 ‘종천순일파’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글을 쓴 대가로 받았다는 ‘싼 월급’이란 얼마나 싸다는 것일까? 조선 백성들이 일본인 품삯의 절반밖에 못 받고, 굶주리고, 일본에 공출로 쌀을 빼앗길 때, 서정주 자신은 그 싼 월급으로 배불리 먹었다. 그것이 싼 월급인가? 그것은 조선 백성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담긴 비싼 월급이다. 또한 ‘하늘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것(종천순일)’을 허락한 일이 없었다. 오히려 일본은 하늘의 순리를 어겨서 우리나라를 지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친일파에게는 분명히 잘못이 있다. 친일파들의 행동에는 분명히 살기 위해서 일제에 협력했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문인들만 봐도, 죽기 싫어서 친일을 했다면, 일제에 대해 협력하는 글을 쓰기보다는 절필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왜 꼭 일제에 찬양하는 글을 써야만 했을까? 또, 그들은 지식인이었다. 지식인은 나라를 가꾸어 나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항상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우리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전쟁터에 내몰았으므로 그 죄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친일파 문제는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방 직후, 친일파들이 대부분 정권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벌써 몇 십 년이 지나고, 그 자녀들이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나는 친일을 한 부모님이나 조상을 두었다고 해서 그 자손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친일을 해서 얻은 땅과 같은 재산들은 나라에서 몰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는 지금의 정치인들이 늦기 전에 미루지 말고 친일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더 좋은 친일파 청산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 볼 것이다. 삼행시로 내 글을 마무리하겠다.
친: 친일파들아, 들어라.
일: 일본이 좋더냐? 파: 파렴치한 것들! 국가가 있어야 너희도 영원히 있는 것이니라. 평 친일파 청산 필요성
쉽고 분명하게 강조 국어생활 시간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하며 남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는 실습 시간이다. 이 글은 그런 기능을 익히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정립하고자 하는 의도로 교과서를 넘나들며 진행한 통합교육 과정에서 나온 글이다. 이 글은 친일문학과 친일파 청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 글읽기에 빠져들게 하는 미덕이 있다. 이 글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학생도 있었지만, 서로 토의하며 타당한 입장에 공감해 가는 열린 마음이 아름다워 보이는 수업이었다. 박안수/광주국어교사모임 회장, 전남대사대부고 교사 ansu2000@hanmail.net
일: 일본이 좋더냐? 파: 파렴치한 것들! 국가가 있어야 너희도 영원히 있는 것이니라. 평 친일파 청산 필요성
쉽고 분명하게 강조 국어생활 시간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하며 남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표현하는 실습 시간이다. 이 글은 그런 기능을 익히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정립하고자 하는 의도로 교과서를 넘나들며 진행한 통합교육 과정에서 나온 글이다. 이 글은 친일문학과 친일파 청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 글읽기에 빠져들게 하는 미덕이 있다. 이 글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학생도 있었지만, 서로 토의하며 타당한 입장에 공감해 가는 열린 마음이 아름다워 보이는 수업이었다. 박안수/광주국어교사모임 회장, 전남대사대부고 교사 ansu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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