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폰트디자이너
웹사이트나 블로그의 아기자기한 글씨체, 사람의 감정을 담고 있는 듯한 문자메시지의 글씨체 등은 종종 내용보다 더 많은 것들을 표현해주기도 한다. 평소 쉽게 지나치는 글씨체도 폰트디자이너의 손을 거치면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의 곽두열 책임디자이너(사진)는 “글씨에 시각적인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다양한 폰트를 개발하고 있다. 신용카드, 포털사이트, 제품 브랜드 등의 전용 폰트를 제작하고, 웹폰트, 모바일폰트, 손글씨폰트 등 사용처에 맞는 서체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폰트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인턴생활로 시작했다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폰트디자인의 희소성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나의 폰트를 개발하는 데는 짧으면 6개월, 길면 3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글은 영문에 비해 글자모양이 복잡한데다 글꼴끼리 균형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영문서체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곽 디자이너는 “폰트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 개발기간도 길고 상품에 대한 반응도 더딘 편이다.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괴로울 때도 종종 있다”고 했다. “그래도 광고, 인쇄물, 인터넷 등에서 내가 만든 폰트를 자주 볼 수 있을 때 보람을 느껴요. 웹폰트의 경우는 사용자들의 반응을 비교적 빠르게 볼 수 있는데, 그 반응을 보며 차기작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기도 하죠.”
폰트디자인은 넓은 의미에서 시각디자인의 한 분야이다. 인쇄, 영상매체, 컴퓨터, 휴대전화, 게임, 브랜드 로고 등에 담기는 글씨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따라서 전문대학 및 대학교의 시각디자인 관련 학과와 사설 디자인학원 등에서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곽 디자이너는 “디자인 업무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툴(tool)을 다룰 수 있으면 현장에서 업무를 배우며 일할 수 있다. 나 역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지만 회사에 들어가서 모르는 것들을 물어가며 시작했다”고 했다. 대신 “디자인에 대한 감각과 센스는 툴을 익히는 것같이 쉽게 늘지 않으므로, 평소 유행하는 문화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자신의 생각을 개성있게 표현할 매체가 늘어나면서 폰트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이로 인해 폰트디자이너가 하는 일도 앞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
곽두열 ㈜산돌커뮤니케이션 책임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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