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변 건물에 들어선 각종 학원들 앞 거리를 아이들이 지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맞벌이 부부 아이 여름나기 어떡하죠?
맞벌이 부부에게 빈 집에 혼자 있는 자녀들은 늘 안타까운 고민거리이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부모가 없는 시간 공백을 메우기란 더 쉽지 않다. 놀이방이나 유치원 종일반처럼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자녀를 돌봐 주는 곳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은 방학이 되면 더욱 커진다.
고경선(39·서울 마포구 도화동)씨는 딸 나영이가 빈 집을 나서며 현관을 향해 “엄마, 아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더라는 이야기를 이웃에게서 전해 듣고 더는 딸을 방치할 수 없었다. 곧바로 경기 평촌에서 회사가 가까운 마포로 이사했다. 그는 “이제는 아침마다 나영이를 학교에 데려 주고 출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에는 가까이 사는 친척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보살펴 주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해 또다른 고민에 싸여 있다고 했다.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의 신세를 진다. 5년 만에 다시 취업한 김정현(35·경기 용인시 성복동)씨는 친정 부모와 집을 합치고 말았다. 초등학생 지훈(10)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세형(6)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김혜영(35·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아이를 함께 사는 이모에게 맡기고 출근한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척과 떨어져 사는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떨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다. 엄마나 아빠가 집에 올 때까지 자녀를 여러 동네 학원들에 보내는 것이다. 방학 때면 학교 다니던 시간까지 학원이 대신 메우는 형편이다. 학교 수업 시간표처럼 빽빽한 학원 시간표를 지닌 아이들도 있다.
뾰족수 없어 학원 \'순례\' 놀이방 \'기웃\'
\"정부 ·사회 관심 절실하죠\" 한목소리 박민애(35·서울 마포구 공덕동)씨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 회사 옆 아파트로 옮겼다. 그러고는 환진(9)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여러 학원들을 찾았다. 올해 2학년이 된 환진이는 학교를 마치는 오후 1시30분이면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전화하고 학원에 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날마다 세 시간을 보습학원에서 보내고, 피아노학원을 한 시간 더 간다. 오후 5시40분이면 집에 와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게 일과다. 박씨는 “아이를 학원에 맡긴 것 같아 아쉽지만, 아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권은경(32·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방학이면 종일반 수업이 있는지 문의하는 엄마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선영(34·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아파트 단지 안 놀이방을 활용하고 있다. 놀이방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숙제나 간식 등을 챙겨 준다. 이렇게 아이들을 맡아 주는 일을 주로 하는 공부방도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그러나 그다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 ‘맹자엄마’라는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는 아이북랜드의 최준혁(35) 과장은 “엄마들이 학원비에 더해 공부방에 아이들을 맡기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서민들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방과후 교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가양4종합사회복지관은 주변 아파트가 2000여 가구나 되지만 방과후 교실에서 받는 정원은 고작 23명에 불과하다. 이 복지관 사회복지사인 박은영(31) 대리는 “기다리는 이들이 줄을 서 있는데, 방과후 교실 규모가 작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 후 교실(에듀케어 사업)도 서울 시내 초등학교 599곳 가운데 겨우 128개 학급만 개설돼 있다. 맞벌이 부모가 날로 늘어가지만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아직도 아쉽기만 하다. 방과 후 교실 교사로 일했던 김경선(29·경기 성남시 신흥동)씨는 “저소득 가정만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방과후 교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수혜자 부담 원칙으로 운영되는 학교의 방과후 교실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여름방학캠프 여긴 어때요? 기억하시죠? <함께하는 교육>은 여름 방학 때 아이들이 참여할 만한 캠프를 6월6일치 22면에 자세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미처 지면에 싣지 못한 캠프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가 볼 만한 캠프들이 여럿 준비되고 있어 후속편을 준비했습니다. 여름 방학 때 열리는 각종 캠프를 △생태·과학 체험 △문화·스포츠 △공부 △인성 네 분야로 묶어 소개합니다.
뾰족수 없어 학원 \'순례\' 놀이방 \'기웃\'
\"정부 ·사회 관심 절실하죠\" 한목소리 박민애(35·서울 마포구 공덕동)씨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 회사 옆 아파트로 옮겼다. 그러고는 환진(9)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여러 학원들을 찾았다. 올해 2학년이 된 환진이는 학교를 마치는 오후 1시30분이면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전화하고 학원에 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날마다 세 시간을 보습학원에서 보내고, 피아노학원을 한 시간 더 간다. 오후 5시40분이면 집에 와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게 일과다. 박씨는 “아이를 학원에 맡긴 것 같아 아쉽지만, 아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권은경(32·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방학이면 종일반 수업이 있는지 문의하는 엄마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선영(34·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아파트 단지 안 놀이방을 활용하고 있다. 놀이방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숙제나 간식 등을 챙겨 준다. 이렇게 아이들을 맡아 주는 일을 주로 하는 공부방도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그러나 그다지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 ‘맹자엄마’라는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는 아이북랜드의 최준혁(35) 과장은 “엄마들이 학원비에 더해 공부방에 아이들을 맡기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서민들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방과후 교실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가양4종합사회복지관은 주변 아파트가 2000여 가구나 되지만 방과후 교실에서 받는 정원은 고작 23명에 불과하다. 이 복지관 사회복지사인 박은영(31) 대리는 “기다리는 이들이 줄을 서 있는데, 방과후 교실 규모가 작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방과 후 교실(에듀케어 사업)도 서울 시내 초등학교 599곳 가운데 겨우 128개 학급만 개설돼 있다. 맞벌이 부모가 날로 늘어가지만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아직도 아쉽기만 하다. 방과 후 교실 교사로 일했던 김경선(29·경기 성남시 신흥동)씨는 “저소득 가정만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방과후 교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수혜자 부담 원칙으로 운영되는 학교의 방과후 교실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여름방학캠프 여긴 어때요? 기억하시죠? <함께하는 교육>은 여름 방학 때 아이들이 참여할 만한 캠프를 6월6일치 22면에 자세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미처 지면에 싣지 못한 캠프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가 볼 만한 캠프들이 여럿 준비되고 있어 후속편을 준비했습니다. 여름 방학 때 열리는 각종 캠프를 △생태·과학 체험 △문화·스포츠 △공부 △인성 네 분야로 묶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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