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특강 고득점 N제 외국어영역 330제
외국어영역서 64건…수정본 새로 찍어내
“수능 100일도 안남았는데…” 수험생 혼란
“수능 100일도 안남았는데…” 수험생 혼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의 연계율이 70%를 넘어 수능 준비생들의 ‘필수 수험서’가 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교재에서 무더기 오류가 발견돼 교재를 재발간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능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한 교재 오류가 또 발생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교육방송은 4일 “지난달 발간한 교재 (사진)에서 64건에 이르는 오류가 발견돼 1일부터 서점에서 오류를 수정한 교재를 배포하고 있다”며 “정오표(오류 수정 내용을 담은 표)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류가 많아 수정본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류 문항이 실린 교재를 산 수험생들은 가까운 서점에 가면 수정본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교육방송 쪽은 덧붙였다. 교육방송이 펴낸 수능강의 교재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정한 수능 연계 출제 교재는 언어영역 6권, 수리영역 12권, 외국어영역 6권으로, 이번에 문제가 된 교재는 외국어영역 연계 교재 6권 가운데 하나다.
2012학년도 수능 연계 교재에서 대량 오류 사태가 난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4월에는 에서 30여건의 오류가 발견돼 일부 내용을 수정한 교재가 재발간됐다. 이 때문에 교육방송 교재 집필과 검토 체계에 근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계 교재의 검토진으로 참여한 한 교사는 “집필진에 실력이 좀 안 되는 사람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 검토 과정 역시 기간이 너무 짧고 교차확인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교재의 ‘질’을 책임지고 있는 평가원은 책임을 미루고 있다. 평가원은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어 “양질의 교재 생산을 위해 평가원 감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려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평가원은 연계 교재 감수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조차 배정하지 않고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우리는 ‘감수’가 아니라 문제의 난이도나 교육과정 반영 여부 등을 ‘검토’만 하는 수준”이라며 “진짜 감수를 하려면 전담인력이 2~3개월 붙어야 하는데, 그럴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혼란은 고스란히 학생과 교사의 몫으로 돌아갔다. 울산의 한 학부모는 “수능이 코앞인 상황에서 문제 풀 시간도 아까워 죽겠는데 오류 확인할 시간이 어디 있나. 수능 문제가 70% 이상 출제된다고 하는 교재를 안 볼 수도 없고,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이재훈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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