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수정 논란
정책위·국사편찬위 등에 보내
정책위·국사편찬위 등에 보내
교육과학기술부가 2009 개정 역사교육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한 데는 뉴라이트 성향인 한국현대사학회의 영향이 컸다. 이 학회는 2008년 역사교과서 좌편향 논란을 제기해 교과서 수정을 이끌어낸 ‘교과서포럼’ 회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22일 교과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국현대사학회는 이번 역사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교과부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수차례 의견서를 보냈다. 교과부 교육과정과 관계자는 “한국현대사학회에서 지난 7월 초와 말께 두 차례 공식 건의서를 보내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표현할 것 △자유민주주의 체제 강화를 위해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할 것 등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역사교육과정 개발정책연구위원회(정책위)에 보낸 의견서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이념과 민주주의의 발전’ 등의 내용이 역사 교과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보수 성향의 역사학자인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역사교육과정 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 역시 7월18일 열린 정책위와의 회의에서 △‘신사임당’ 담론을 추가할 것 △‘다문화주의’를 ‘다문화사회화’로 수정할 것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해 ‘건국’으로 적을 것 △민족운동 등에 ‘이승만’을 적시할 것 등을 주장했다. 정책위는 추진위와 격론을 벌인 끝에 ‘신사임당’과 ‘다문화사회화’ 부분만 받아들였다. 한 정책위원은 “역사교육을 우편향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한국현대사학회와 일부 추진위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정책위에선 논의 끝에 일부만 수용했다”며 “하지만 교과부가 논의 과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자유민주주의’로 바꿔, 별다른 정치적 성향이 없는 정책위원과 일부 추진위원들까지 공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김민경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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