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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남은 100m, 몸과 마음 다스려라!

등록 2011-09-05 13:33

수능을 두달 정도 남겨둔 지금, 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몸과 마음의 리듬을 잘 읽어두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서울 인창고 남학생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수능을 두달 정도 남겨둔 지금, 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몸과 마음의 리듬을 잘 읽어두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서울 인창고 남학생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수능 D-60 , 체력관리법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라톤으로 치면 마지막 100m를 남겨둔 셈이다. 수험생들은 이 시기에 마음고생을 한다. 수시에 기대를 걸었느냐, 정시에 기대를 걸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수능은 모든 수험생한테 중·고교 6년 동안의 마라톤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관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불안해지고, 마음과 달리 잠은 쏟아진다. 수능 전, 두달여 동안 몸과 마음의 리듬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감정조절: “불안하면 불안을 들여다봐라”

9월 마지막 모의평가 결과가 나온 뒤 수험생들은 진지해진다. 올해 서울대 공과대학에 입학한 홍성철씨는 “마지막 모평 결과를 보고 ‘나 이제 어떻게 하지?’ 소리를 하는 친구들이 나왔고 그때부터 그야말로 극도의 불안이 감돌았다”고 했다. 특히 9월까지 이어지는 습하고 더운 날씨는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을 키운다.

불안과 긴장을 애써 감추거나 외면할 필요는 없다. 이럴 땐 정공법이 최고다. 불안한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보는 것이다. 명상으로 잘 알려진 광주 대성여고의 박현주 교사는 “불안할 때는 불안을 마주하라”고 강조한다. “불안은 실체가 있는 게 아니고 마음이 만들어 낸 거라는 걸 깨달아야죠. 그걸 알고 나면 실제로 불안한 상황이 펼쳐진 게 아니고 그냥 내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고3이 불안한 건 당연한 거 아냐?” 이렇게 자신의 감정이 매우 자연스러운 거라는 인식도 필요하다. 일종의 ‘자기긍정’이다. 박 교사는 “나만 불안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누구나 불안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고3인데 불안해하는 게 당연한 거고, 사람이면 누구나 잠을 많이 자야 개운한 건데 적게 잤으니 피곤하고 졸음이 밀려오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마음이나 몸의 현상을 인정해주는 거죠. 그다음에 지금 이 순간 나한테 절실하고 매력적인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세요. 나를 이해해준 다음, 잘 달래고 타협하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불안이 긍정과 희망으로 전환될 겁니다. 불안도 에너지거든요. 이렇게 들여다보면서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을 해봐야죠.”

생각을 전환하는 데는 명상이 좋다. 쉬는 시간, 잠들기 전 등의 자투리 시간 등을 활용하면 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명상을 할 때는 한 가지 단어를 생각하거나 해변가, 숲속 오솔길과 같은 평화스러운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라”고 했다. 가능하면 지금 눈앞에 닥친 수능, 입시 등의 단어를 떠올리는 것은 좋지 않다.

불안이 심해지면 우울증을 부른다. 불안감이 우울함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하다. 마음을 긍정적으로 다잡도록 도와주는 요소는 사람마다 다르다. 남들이 들을 때는 정말 사소하고 유치하더라도 나한테 맞는 긍정의 주문요소를 지금이라도 찾아두는 게 좋다. 중앙대 사회학과 1년 박건영씨는 “<아하!한겨레> 매체에 실리는 대학생 선배의 대학생활 관련 칼럼을 즐겨 읽었다”고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합격수기를 읽으면 오히려 좌절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대학생들의 생활을 수필처럼 쓴 칼럼을 읽으면서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도 두달만 고생하면 이렇게 된다’라고 긍정적인 주문을 외게 해줬죠.” 긍정의 주문을 부르는 데는 연예인도 한몫 단단히 한다. 신서고 3학년 최민경 학생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붙여놓고 마음을 다잡는다. “배우 송중기씨가 나온 성균관대 홍보자료를 코팅해서 붙여뒀어요.(웃음)”


수면: “엎드려 30분? 쭉 뻗고 10분 자봐”

이 시기쯤 되면 수험생들은 수면시간을 수능 당일 일정에 맞춰둔다. 기왕이면 수면시간은 여섯 시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은 벼락치기식 시험에나 해당한다. 통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수능에서는 뇌가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여섯 시간을 자도 잠이 쏟아지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울산 다운고 3학년 이기쁨양은 “점심을 먹고 바로 외국어영역 듣기평가가 시작되는데 그때마다 졸음이 밀려와서 큰일”이라고 했다. 실제 시험장은 온풍기 등을 틀어놔 더 졸음이 밀려오기 쉽다.

이때 카페인 섭취보다 더 좋은 건 수면이다. 점심을 먹은 뒤 쪽잠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수능날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평소 쪽잠을 잘 때는 되도록 온몸을 이완하는 게 좋다. 박현주 교사는 “엎드려 쪽잠을 자거나 자는 둥 마는 둥 꾸벅꾸벅 졸지 말고, 온몸을 이완하고 일종의 ‘시체놀이’를 하듯 잠을 자라”고 했다. “쪼그리고 자면 많이 자도 잔 것 같지 않죠. 몸에 힘을 빼고, ‘나는 시체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자야죠. 팔과 다리를 쫙 뻗고 10분을 자면 머리가 맑아질 겁니다.”

운동: “두 정거장 일찍 내려 다리운동 해봐”

고3한테는 현실적으로 체육시간이 없다. 일 년 동안 체육 없이 살았는데 9월 들어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건 몸에 무리를 준다.

수험생한테 가장 좋은 운동은 가볍게 걷는 것이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뒤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 동안 자전거타기, 산책 등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올 거다”라고 했다. 다만, 습도와 온도가 너무 높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버스를 탈 때 두세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민경양은 “집 주변에 공원이 많아서 학원 가는 길에 몇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는 걸 생활화하고 있는데 기분전환도 되고 좋다”고 했다.

적당한 수준에서 발을 자극하면 뇌운동이 활성화된다. 박현주 교사는 “과거 어른들이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회초리로 다리 쪽을 때린 것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혼날 짓을 하거나 정신을 못 차릴 때 옛날 어른들이 종아리나 발바닥을 때리잖아요. 의식을 아래로 내려주려는 일종의 지혜죠. 생각, 불안 등을 뇌에서 다리나 발 쪽으로 내려주는 겁니다. 그렇다고 회초리를 들고 자신을 때릴 순 없죠.(웃음) 대신 다리나 발에 의식을 두고 걷거나 명상을 하면 좋겠습니다.”

음식: “생리통? 카페인 섭취 좋지 않아”

“평소 즐겨 먹던 걸 드세요.” 수험생들이 수능 당일에 뭘 먹어야 하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평소 인스턴트 위주의 음식을 섭취했다면 60여일 남은 지금이라도 육류, 생선, 해초류 등 단백질 위주의 반찬과 밥으로 식단을 바꾸는 게 좋다.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영양제를 먹어도 되느냐는 것이다. 체질마다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홍삼, 비타민 수준의 영양제는 문제가 없다. 홍성철씨는 “수능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영양제를 먹었었는데 심리적인 것인지는 몰라도 피곤함이 덜어졌다”며 “비타민 등은 챙겨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수능 며칠을 남겨두고 영양제를 먹기 시작하는 것보다는 몇 달 전부터 먹어보고 영양제가 내 몸과 맞는지를 판단해두는 게 좋다.

수능이 다가올 때 여학생들은 특히 고민이 많다. 수능 때 생리를 하면 생리통과 함께 두통과 빈혈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럴 때 많은 여학생들이 카페인이 든 음료나 당분이 있는 초콜릿 등을 먹지만 이는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다. 오히려 음식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적절한 선에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편이 좋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다. 이때 생리를 할 시기가 아니어도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균형이 깨져 생리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나친 긴장도, 지나친 여유도 부리지 않는 것이다.

박건영씨는 “뭘 하기 전에 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했다”며 “이때야말로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이 뭘 하고 있을지는 생각하지 마세요. 이때는 자기 몸과 마음의 리듬을 잘 들여다보세요. 머리를 식힐 것도 잘 찾아보시구요. 저는 엄마, 아빠하고 연극하듯이 모의면접을 준비하면서 머리를 식힌 것 같아요.”

수험생 책상 앞 스트레칭법

1. 양손을 깍지낀 채 앞으로 최대한 뻗었다가 다시 머리 위로 올린다.2. 양팔을 머리 위로 쭉 편 채 좌우로 천천히 숙여준다.3. 머리 뒤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왼손으로 잡고 어깨와 팔꿈치를 부드럽게 당긴다.4. 앉은 자세에서 등을 똑바로 세우고 목에 긴장을 푼 채 좌우로 6번씩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돈다.5. 머리 뒤에서 양손 깍지를 끼고 팔꿈치를 나란히 편다.6. 왼손으로 오른팔의 팔꿈치를 잡고 오른쪽 어깨 너머를 보며 왼쪽 어깨 쪽으로 부드럽게 당긴다.7. 앉은 자세에서 발목을 앞뒤 각각 10회씩 천천히 돌려준다.8. 양손으로 한쪽 무릎을 잡고 가슴 쪽으로 당긴다.9.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양팔과 머리를 앞쪽으로 천천히 내린다. 내린 자세에서 힘을 빼고 45~50초간 정지한다. 박원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제공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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