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가온고 1학년 안지영양
[고등학교 진학수기] 안성 가온고 1학년 안지영양
고교 비평준화 지역 중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선택은 매우 조심스럽고도 어려운 선택이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고, 아직 확실한 진로조차 정해지지 않아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주변 학교의 입학설명회를 들으며 어느 곳으로 진학해야 나에게 가장 적합할지 가늠하고 있었다. 외고를 염두에 두기도 했고 인근의 인문계 고등학교들을 놓고도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생소한 학교 한 곳에서 내가 다니던 중학교로 찾아왔다. 별 기대도 하지 않고 펼쳐 본 안내 책자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100분 수업부터 시작해서 전 과목 이동수업, 영어 신문, 기숙사 등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그 학교의 입학 설명회에 참석해 보았다.
그곳 학생들은 아침마다 신문을 읽은 뒤 그 내용을 공부하는 엔아이이(NIE: 신문활용교육) 활동을 한다고 했다. 또한 학교에서 개최하는 영어 연극, 영자신문, 토론대회 등 다양한 교과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었다. 색다른 고등학교 생활을 원했던 내게는 반가운 이야기였다. 게다가 이러한 활동들은 입학사정관제에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고 여겨져, 그에 대한 부담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갑작스레 알게 되었지만, 알찬 내용이 돋보이는 가온고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가온고의 하루 일과는 신문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전 과목 이동 수업을 실시하는데, 특히 국·영·수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게 된다.
내가 속한 7반의 경우 12명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어 교과서 외의 다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영어 시간에는 영어 원문 이야기를 팀별로 번역하고, 선생님이 제시한 주제로 개인별 에세이를 작성한다. 수학 시간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형들을 직접 그려보고, 국어 시간에는 한 달에 한번씩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은 토론 테마 교실에서 진행되며 참관학생들은 참가학생들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 이런 수업들은 ‘블록 타임제’라고 불리는 100분 수업 덕분에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나는 ‘법’ 동아리에 속해 있다. 법 동아리의 학생들은 각자의 역할을 배정받고, 사회과 교실에 꾸며진 모의법정에서 모의재판을 실시한다. 그 외에 외부에서 개최하는 법 캠프에 참여해서 실제 재판을 참관하기도 하고 법관을 만나 강의를 듣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온고등학교를 선택한 건 어떻게 보면 모험이기도 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주변 고등학교와 달리 자세한 정보도 없을뿐더러, 만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활동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내 선택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들은 지금이 아니면 하기 힘든 것이니 말이다. 분명 그 과정이 매우 힘들진 몰라도 지난 6개월 동안을 돌아보면,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열심히 참여하고 노력하는 만큼 그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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