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들으며 공부하면 오히려 더 잘되는 것 같아요. ⓒ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
비평준화지역 광명 중학생의 기말고사 풍경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둔 학교는 하교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교무실 출입문에는 ‘시험기간중 학생출입금지’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출입문은 용무가 있는 학생들로 계속 열리고 닫혔다. 시험문제 유출의 가능성 때문이라는 것에 이해는 가지만, 시험을 앞두고 조급해진 학생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경기도 광명시 하안북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우성이, 진호, 지화, 지영(가명)는 그나마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들에게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에 대해 물어보았다.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게 있어요?\"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이요? 그런게 있어요? 저는 주로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해요. 저는 아카펠라를 좋아하는데요, 아카펠라 리듬에 맞춰 교과서를 읽어가다보면 시험공부가 지겹게 느껴지지 않아요.”
진호를 비롯한 3명의 학생들도 음악을 들으며 시험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험기간만 되면 놀고 싶은 마음이 더욱 굴뚝같다. 시험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험끝나고 친구들과 게임방과 노래방으로 놀러다닐 생각에 시험공부를 하지 못할 때도 있다. “시험 때만 되면 만화책이랑 환타지 소설이 왜이리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게임이 하고 싶을 때면, 일단 EBS에 접속한 창을 올려놓고 엄마 몰래 게임을 해요. 그러다 엄마가 다가오면 얼릉 게임은 감추고 EBS 강의 듣는 척 하기도 해요.” 부모님 몰래 게임을 한 적이 있다는 우성이의 고백이 끝나자, 지화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저는 주로 웹서핑을 많이 해요. 음악 들으며 여기저기 들락날락 하는데, 주로 심리테스트가 있는 카페를 많이 가요.” 시험끝나고 성적표가 나오기전까진 맘껏 놀고 싶어...
부모님에게 가채점 꼬리표에 대해 절대 알려주지 않아
오히려 시험기간은 휴식기간이었다. 시험기간이 시작될 즈음 한꺼번에 쏟아지는 수행평가에 그들은 밤잠을 포기해야 할 때가 많다.
새벽 1시는 기본이고, 새벽 4시까지 수행평가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성이는 ‘시험기간은 오히려 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시험이 끝나면 바로 해당 과목의 정답이 공개되고, 시험이 모두 끝난 다음 날이면 가채점 점수가 적혀있는 ‘꼬리표’가 나오지만, 부모님에게는 절대로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2주 후에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마음껏 놀고 싶기 때문이다.
요점정리 잘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아
\"시험준비는 학원이 더 잘 해주지 않나?\"
\"유머많고, 학생들 잘 챙기는 학원선생님들이 인기\" 시험 때가 다가오면 선생님들도 바빠진다. 과목마다 마지막 총정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험기간에 학생들은 어떤 선생님을 좋아할까? “시험기간이니까 무엇보다 요점정리 잘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아요. 프리젠테이션도 많이 준비하시고, 필기보다는 프린트를 나누어주시고 밑줄만 치게 하시는 선생님이요. 정리된 핵심만 볼 수 있으니까 시험을 준비하는 저희들은 많이 편해져요. 게다가 밑줄로 필기까지 대신 한다면 더 좋고요.” 지화는 시험공부에 맞춰 학생들의 입장에서 요점정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영이는 ‘시험준비는 학원이 더 잘해주지 않느냐’며 말을 이었다. “유머도 많고, 학생들도 잘 챙기고, 수업도 재밌고. 학원 선생님들 수업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수업이 재미없으면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으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수준도 비슷한 학생끼리 있다보니까 수업시간에도 조용한 것 같아요. 요즘엔 학원에서 학교시험도 문제를 찍어줘요. 시험 끝날 때마다 시험지 걷어놓았다가 학교 뿐만이 아니라 과목 담당 선생님의 출제성향까지 분석해요. 그래서 시험 때가 되면 문제를 찍어줄 수 있는거죠.”
비평준화지역인 경기도 광명시의 중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부터 입시를 치른다. 내신성적 100점과 연합고사 100점을 합하여 총 200점 만점의 점수를 가지고 가고싶은 고등학교를 지원한다. 경기도 광명시의 명문고로 손꼽히는 K고와 J고의 매년 대학진학율은 학부모들의 주된 관심사이다.
“3시20분에 하교해서 집으로 가면 많이 피곤해요. 그래서 조금만 쉬려고 하면 엄마가 ‘숙제는 했냐’고 물어봐요. 주말에 컴퓨터를 하려해도 ‘공부 안하니’라고 말씀하시죠.”
“저희 반에 시험 때만 되면 폐인이 되는 아이가 있어요. 눈 주변 뿐만 아니라 얼굴 전체에 다크써클이 생겨요. 평소에는 지각도 안하던 애가 시험 때만 되면 지각하고, 코피 쏟고, 토하고. 시험기간이면 그 친구가 너무 아슬아슬해 보여서 안타까워요.”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죠’라는 위안에 그들은 ‘아직 2학년인걸요’라고 말했다. 마치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더 많이 힘들어 질 것’이라는 속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했다.
최룡훈 바이러스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진호를 비롯한 3명의 학생들도 음악을 들으며 시험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험기간만 되면 놀고 싶은 마음이 더욱 굴뚝같다. 시험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험끝나고 친구들과 게임방과 노래방으로 놀러다닐 생각에 시험공부를 하지 못할 때도 있다. “시험 때만 되면 만화책이랑 환타지 소설이 왜이리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게임이 하고 싶을 때면, 일단 EBS에 접속한 창을 올려놓고 엄마 몰래 게임을 해요. 그러다 엄마가 다가오면 얼릉 게임은 감추고 EBS 강의 듣는 척 하기도 해요.” 부모님 몰래 게임을 한 적이 있다는 우성이의 고백이 끝나자, 지화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저는 주로 웹서핑을 많이 해요. 음악 들으며 여기저기 들락날락 하는데, 주로 심리테스트가 있는 카페를 많이 가요.” 시험끝나고 성적표가 나오기전까진 맘껏 놀고 싶어...
부모님에게 가채점 꼬리표에 대해 절대 알려주지 않아
시험 시간표 ⓒ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
\"시험준비는 학원이 더 잘 해주지 않나?\"
\"유머많고, 학생들 잘 챙기는 학원선생님들이 인기\" 시험 때가 다가오면 선생님들도 바빠진다. 과목마다 마지막 총정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험기간에 학생들은 어떤 선생님을 좋아할까? “시험기간이니까 무엇보다 요점정리 잘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아요. 프리젠테이션도 많이 준비하시고, 필기보다는 프린트를 나누어주시고 밑줄만 치게 하시는 선생님이요. 정리된 핵심만 볼 수 있으니까 시험을 준비하는 저희들은 많이 편해져요. 게다가 밑줄로 필기까지 대신 한다면 더 좋고요.” 지화는 시험공부에 맞춰 학생들의 입장에서 요점정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영이는 ‘시험준비는 학원이 더 잘해주지 않느냐’며 말을 이었다. “유머도 많고, 학생들도 잘 챙기고, 수업도 재밌고. 학원 선생님들 수업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수업이 재미없으면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으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수준도 비슷한 학생끼리 있다보니까 수업시간에도 조용한 것 같아요. 요즘엔 학원에서 학교시험도 문제를 찍어줘요. 시험 끝날 때마다 시험지 걷어놓았다가 학교 뿐만이 아니라 과목 담당 선생님의 출제성향까지 분석해요. 그래서 시험 때가 되면 문제를 찍어줄 수 있는거죠.”
시험기간 중 교무실 출입금지! ⓒ 인터넷 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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