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교협 서울대 교수들, 오늘 정례모임서 촉구할듯
2006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서울대의 갈등 속에서, 진보 성향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서울대 교수들이 “서울대도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며 자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민교협 서울대 분회는 13일 정례모임에서 입시안 갈등에 대해 ‘초동진압’ 등의 용어를 동원한 정치권의 대응방식이 상식을 벗어났으며, 동시에 서울대도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최갑수(서양사학과) 민교협 서울대 분회장은 12일 “정치권이 대학 발전을 원한다면 학문을 어떻게 육성할지 고민해야지 입시문제를 정치적 술수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인적자원부도 그동안의 교육 정책 실패를 반성하지 않고, 사립학교법 개정도 못 하면서 개혁의 주체인양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도 더 나을 것이 없다”며 “서울대가 대학 자유를 외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오히려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전에는 가난한 이들이 대학을 통해 사회 계층간 이동이 가능했는데, 이제 대학이 부유층 대상으로 바뀐 것은 문제”라며 “서울대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서울대의 자율성 강조가 충정어린 토로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서열화, 빈부격차, 지역차별 등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게 상존해 있다”며 “서울대는 좋은 학생들만 뽑으려하지 말고 잘 키워낼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교협 교수들 사이에는 서울대 쪽의 대응에 솔직한 자기반성이 결여돼 있는 점에 대해 따끔한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회의에는 김세균 민교협 공동의장 등 1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성명을 내놓을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민교협 서울대 분회는 이날 입시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으로, 서울대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점들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10회 진행할 계획이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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