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강서 상위 10%, 중계동·목동으로 몰려
동부 남녀공학·공립학교 기피현상 뚜렷
동부 남녀공학·공립학교 기피현상 뚜렷
서울에서 2011학년도 일반고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성적 하위 10% 학생 비율 격차가 가장 큰 학교군은 북부(노원·도봉구), 강서(강서·양천구), 동부(동대문·중랑구) 차례다. 북부와 강서 학교군의 학력 격차는 각각 중계동과 목동이라는 ‘사교육 특구’가 있어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상황에서 고교선택제까지 시행되면서 심화했다. 동부학교군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선호 학교, 비선호 학교로 나뉜 고교 서열화 현상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북부학교군의 경우 2011학년도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곳과 낮은 학교 3곳의 격차는 3.2배다. 반대로 하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 3곳과 낮은 학교 3곳의 격차는 무려 7배나 된다. 고교선택제가 시행된 2010년 이전까지는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는 각각 1.4배, 1.7배에 불과했다. 북부학교군에 속한 노원구의 한 고교 교사는 “이 지역은 학생 수가 많은데다 사교육 밀집 지역이라서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아, 이들의 성적 지상주의가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런 학부모들은 ‘입시교육 노하우’가 부족한 신설 공립고보다 사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 사립 여고 강세 현상은 서울 전 지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데, 서울 전체 고교 가운데 2011학년도 일반고 신입생의 성적 상위 10% 학생 비율이 높은 30곳 중 26곳이 사립 여고다.
학교 서열화는 고교선택제와 특수목적고·자사고 등 학교 다양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공개한 서울지역 4개 특목고의 2011학년도 신입생의 성적 상위 10% 학생 비율은 평균 55%, 27개 자사고 신입생의 상위 10% 학생 비율은 평균 20%다. 특목고나 자사고로 진학하지 않은 상위 10% 학생들은 주로 명문대 진학률이 높고 ‘학사 관리를 잘해준다’고 알려진 사립 여고로 몰린다. 이는 자사고 중 남고 비율이 높은 탓이기도 한데, 자사고 27곳 중 여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는 여고 3곳과 남녀공학 5곳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지역이 동부학교군이다. 이 지역 일반고에는 사립 여고 5곳, 사립 남고 2곳, 공립 남녀공학 학교 3곳이 있다. 이 학교군의 3개 자사고는 모두 남고다. 이에 따라 성적 상위 10% 학생의 사립 여고 쏠림 현상이 다른 학교군보다 커, 2011학년도 신입생 성적 상위 10% 비율이 높은 학교 3곳과 낮은 학교 3곳의 격차(4배)가 서울지역에서 가장 컸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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