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법 기자의 초·중등 문장 강화
행위 주체를 확실히 밝혀 내용을 분명하게 해야
불필요한 피동 접사로 이중피동 만들지 말아야
행위 주체를 확실히 밝혀 내용을 분명하게 해야
불필요한 피동 접사로 이중피동 만들지 말아야
5. 영어식 표현을 줄여라
② 피동문을 줄여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이 1994년에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를 성공하는 습관 제1법칙으로 꼽았다. 주도적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도적 인간은 오랫동안 깊이 생각한 가치를 토대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주변 여건이나 분위기 탓을 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 주도성’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성공한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덕목이다. 이 원리는 학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몇 년 전부터 학습자가 학습의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기주도학습’이 교육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암기·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넘어설 대안으로 널리 인식됐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도,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도 능동적인 태도는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습관은 단기간에 기르기 어렵다. 평소에 꾸준히 자신의 생활 습관과 학습 태도를 점검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가능하다. 말하거나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말글은 글쓴이의 사고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평소에 수동적인 자세로 사는 사람은 말글에서도 그런 태도가 오롯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실수로 꽃병을 깨뜨렸는데, “꽃병이 깨졌어요”라고 말한다면, 꽃병을 깨뜨린 주체를 숨긴 화법으로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면 누가 깨뜨렸는지 말하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여차하면 거짓말이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반면에 “제가 꽃병을 깼어요”라고 말한다면 비록 잘못은 했지만 정확하게 행위의 주체를 밝힘으로써 책임을 지겠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말글을 수동태로 쓴다면 생활 습관이나 학습 태도도 수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면서 영어의 수동태가 우리말에 많이 섞였다. 영어에서는 동사 유형이 바뀜에 따라 능동문과 피동문을 자유롭게 구사한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문으로 쓰면 행위 주체가 숨어버리거나 뜻이 모호해져 내용 전달을 방해한다. 불가피하게 완곡한 표현을 써야 할 때를 제외하곤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좋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반값 등록금은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즉각 시행돼야 한다. (나)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은 사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 대통령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에게 정전 사태의 경위를 보고받았다. (라) 유럽으로 원정 경기를 떠난 우리 축구대표는 시차에 적응이 안 돼 평소 실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예문 (가)에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는 주체는 ‘정부’ 또는 ‘대학’이다. 주체를 드러내려면 ‘정부(대학)에 의해’란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피동문이 돼 어색하다. ‘시행돼야’를 ‘시행해야’로 바꾸면 주어 ‘정부(대학)’를 생략한 셈이라 자연스럽다(가-1). 주어를 드러내려면 ‘반값 등록금’에 붙는 조사 ‘은’을 목적격 조사 ‘을’로 바꿔 문장을 재구성해야 한다.(가-2) 예문 (나)에선 ‘다루다’란 동사에 피동 접사 ‘-어(아)지’가 불필요하게 붙어 피동문이 됐다. 이 문장에선 언론이 다뤘는가 하는 점이 주요 전달 내용이므로 ‘언론’을 주어로 삼아 ‘다뤄지지’를 ‘다루지’로 바꿔 능동문으로 고치면 뜻이 더 분명해진다. 예문 (다)에선 보고하는 주체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를 주어로 삼아 능동문으로 고치는 것이 낫다. 피동 표현이 틀리진 않았지만, 능동 표현이 가능하고 어색하지 않다면 능동문으로 고쳐 쓴 문장이 읽기에 편하다. 예문 (라)에선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주체와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 주체가 ‘축구대표’로 같으므로 행위 주체를 확실히 밝혀 내용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되다’를 붙여 억지로 피동문을 만들면 문장이 꼬여 뜻 전달을 방해한다. (가-1) 반값 등록금은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즉각 시행해야 한다. (가-2) 정부(대학)는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반값 등록금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나-1) 언론이 다루지 않은 사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1)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는 대통령에게 정전 사태의 경위를 보고했다. (라-1) 유럽으로 원정 경기를 떠난 우리 축구대표는 시차에 적응을 못해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피동문은 주체가 스스로 어떤 행위를 하지 않고 ‘당하는’ 형태다. 주관도 없고, 양보하는 것처럼 보여 강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문장이 늘어지고 약해지므로 되도록 능동으로 쓰는 것이 좋다. 피동형태를 심하게 쓰면 주술 관계가 맞지 않아 어색하고 꼬이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주어가 핵심 술어를 좌우하는 문장은 힘이 강하다. 전달하려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생기가 넘치고 강하게 보여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데 이런 피동형태를 한 번 쓰는 것도 모자라 두 번 겹쳐 쓰기도 해 문제가 된다. ‘꽂혀지다’, ‘보여지다’, ‘모여지다’, ‘쓰여지다’, ‘짜여지다’, ‘바뀌어지다’ 등 피동사에 피동 접사 ‘-어(아)지’를 붙여 만든 이중피동형태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 ‘꽂히다’, ‘보이다’, ‘모이다’, ‘쓰이다’, ‘짜이다’, ‘바뀌다’로 바꿔 써야 옳다. 이런 현상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이중피동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 말 한마디를 건네 친구의 오해가 풀려지도록 해 보자. (…)” 2005년 수능 언어 영역 12번 문제에서 틀린 부분을 찾아 옳게 고친 것을 찾아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풀려지도록’은 피동 표현이 두 번 사용되었으니 ‘풀리도록’으로 바꾸는 게 좋겠어”라는 선택지를 주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란 문제였다. ‘풀려지도록’은 ‘풀다’를 ‘풀리다’란 피동사로 바꾼 뒤 다시 피동 접사 ‘-어(아)지’를 붙여 ‘풀려지다’로 만든 형태다. ‘풀리도록’으로 써야 맞다. 예시글 2 (마) 안철수의 등장으로 정치판이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보여진다. (바)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져야 한다. (사)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되어져야 한다. (아)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여진 성금이 알맞게 쓰여졌는지 알 수 없다. 예문 (마)에선 ‘짜여질’, ‘보여진다’를 불필요하게 이중피동으로 썼다. 이런 형태는 대부분 피동 접사 ‘-어(아)지’를 빼고 ‘짜일’, ‘보인다’로 쓰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예문 (바)에선 ‘바뀌어져야’를 ‘바뀌어야’로, 예문 (사)에선 ‘금지되어져야’를 ‘금지되어야’로 바꿔야 간결하다(사-1). ‘금지되어야’를 ‘금지해야’로 바꿔 능동문으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예문 (아)에선 ‘모여진’을 ‘모인’으로, ‘쓰여졌는지’를 ‘쓰였는지’로 바꿔야 어법에 맞다(아-1). ‘모인’을 ‘모은’으로, ‘쓰였는지’를 ‘썼는지’로 바꾸면 피동문을 능동문으로 만들 수 있어 뜻이 더 분명해진다(아-2). (마-1) 안철수의 등장으로 정치판이 새롭게 짜일 것으로 보인다. (바-1)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사-1)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되어야 한다. (사-2)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해야 한다. (아-1)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인 성금이 알맞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 (아-2)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은 성금을 알맞게 썼는지 알 수 없다. 피동문을 마구 쓰는 버릇은 우리말 체계를 파괴하는 글쓰기 습관이므로 피해야 한다. 이미 피동이란 사실이 충분히 드러난 상태에서 또다시 피동 접사를 덧붙여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 피동문 자체로 충분히 문제가 많은데, 피동을 겹쳐 쓸 이유도 없다. 보통 피동의 뜻을 강조하거나 조심스럽고 완곡하게 표현하려고 이중피동을 쓰기도 하지만, 어법에 맞지 않고 뜻도 잘 통하지 않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피동 또는 이중피동은 무의식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한 번에 고치긴 어렵다. 그렇다고 글을 쓸 때마다 신경쓰기도 번거롭다. 일단 자유롭게 글을 쓴 뒤, 피동사나 피동 접사를 불필요하게 쓰진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 연습 문제 다음 피동문을 능동문으로 고쳐 보세요.1. 천연기념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놓였다. 2.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전시되어져 있다. 3. 정경유착이 되풀이되어져서는 안 된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② 피동문을 줄여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이 1994년에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를 성공하는 습관 제1법칙으로 꼽았다. 주도적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도적 인간은 오랫동안 깊이 생각한 가치를 토대로 선택하고 행동한다. 주변 여건이나 분위기 탓을 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 주도성’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성공한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덕목이다. 이 원리는 학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몇 년 전부터 학습자가 학습의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기주도학습’이 교육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암기·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넘어설 대안으로 널리 인식됐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도,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도 능동적인 태도는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습관은 단기간에 기르기 어렵다. 평소에 꾸준히 자신의 생활 습관과 학습 태도를 점검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가능하다. 말하거나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말글은 글쓴이의 사고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평소에 수동적인 자세로 사는 사람은 말글에서도 그런 태도가 오롯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실수로 꽃병을 깨뜨렸는데, “꽃병이 깨졌어요”라고 말한다면, 꽃병을 깨뜨린 주체를 숨긴 화법으로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면 누가 깨뜨렸는지 말하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여차하면 거짓말이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반면에 “제가 꽃병을 깼어요”라고 말한다면 비록 잘못은 했지만 정확하게 행위의 주체를 밝힘으로써 책임을 지겠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말글을 수동태로 쓴다면 생활 습관이나 학습 태도도 수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면서 영어의 수동태가 우리말에 많이 섞였다. 영어에서는 동사 유형이 바뀜에 따라 능동문과 피동문을 자유롭게 구사한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피동문으로 쓰면 행위 주체가 숨어버리거나 뜻이 모호해져 내용 전달을 방해한다. 불가피하게 완곡한 표현을 써야 할 때를 제외하곤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좋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반값 등록금은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즉각 시행돼야 한다. (나)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은 사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 대통령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에게 정전 사태의 경위를 보고받았다. (라) 유럽으로 원정 경기를 떠난 우리 축구대표는 시차에 적응이 안 돼 평소 실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예문 (가)에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는 주체는 ‘정부’ 또는 ‘대학’이다. 주체를 드러내려면 ‘정부(대학)에 의해’란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피동문이 돼 어색하다. ‘시행돼야’를 ‘시행해야’로 바꾸면 주어 ‘정부(대학)’를 생략한 셈이라 자연스럽다(가-1). 주어를 드러내려면 ‘반값 등록금’에 붙는 조사 ‘은’을 목적격 조사 ‘을’로 바꿔 문장을 재구성해야 한다.(가-2) 예문 (나)에선 ‘다루다’란 동사에 피동 접사 ‘-어(아)지’가 불필요하게 붙어 피동문이 됐다. 이 문장에선 언론이 다뤘는가 하는 점이 주요 전달 내용이므로 ‘언론’을 주어로 삼아 ‘다뤄지지’를 ‘다루지’로 바꿔 능동문으로 고치면 뜻이 더 분명해진다. 예문 (다)에선 보고하는 주체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를 주어로 삼아 능동문으로 고치는 것이 낫다. 피동 표현이 틀리진 않았지만, 능동 표현이 가능하고 어색하지 않다면 능동문으로 고쳐 쓴 문장이 읽기에 편하다. 예문 (라)에선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주체와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 주체가 ‘축구대표’로 같으므로 행위 주체를 확실히 밝혀 내용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되다’를 붙여 억지로 피동문을 만들면 문장이 꼬여 뜻 전달을 방해한다. (가-1) 반값 등록금은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즉각 시행해야 한다. (가-2) 정부(대학)는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반값 등록금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나-1) 언론이 다루지 않은 사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1)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회사의 책임자는 대통령에게 정전 사태의 경위를 보고했다. (라-1) 유럽으로 원정 경기를 떠난 우리 축구대표는 시차에 적응을 못해 평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피동문은 주체가 스스로 어떤 행위를 하지 않고 ‘당하는’ 형태다. 주관도 없고, 양보하는 것처럼 보여 강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문장이 늘어지고 약해지므로 되도록 능동으로 쓰는 것이 좋다. 피동형태를 심하게 쓰면 주술 관계가 맞지 않아 어색하고 꼬이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주어가 핵심 술어를 좌우하는 문장은 힘이 강하다. 전달하려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생기가 넘치고 강하게 보여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데 이런 피동형태를 한 번 쓰는 것도 모자라 두 번 겹쳐 쓰기도 해 문제가 된다. ‘꽂혀지다’, ‘보여지다’, ‘모여지다’, ‘쓰여지다’, ‘짜여지다’, ‘바뀌어지다’ 등 피동사에 피동 접사 ‘-어(아)지’를 붙여 만든 이중피동형태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 ‘꽂히다’, ‘보이다’, ‘모이다’, ‘쓰이다’, ‘짜이다’, ‘바뀌다’로 바꿔 써야 옳다. 이런 현상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이중피동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 말 한마디를 건네 친구의 오해가 풀려지도록 해 보자. (…)” 2005년 수능 언어 영역 12번 문제에서 틀린 부분을 찾아 옳게 고친 것을 찾아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풀려지도록’은 피동 표현이 두 번 사용되었으니 ‘풀리도록’으로 바꾸는 게 좋겠어”라는 선택지를 주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란 문제였다. ‘풀려지도록’은 ‘풀다’를 ‘풀리다’란 피동사로 바꾼 뒤 다시 피동 접사 ‘-어(아)지’를 붙여 ‘풀려지다’로 만든 형태다. ‘풀리도록’으로 써야 맞다. 예시글 2 (마) 안철수의 등장으로 정치판이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보여진다. (바)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져야 한다. (사)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되어져야 한다. (아)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여진 성금이 알맞게 쓰여졌는지 알 수 없다. 예문 (마)에선 ‘짜여질’, ‘보여진다’를 불필요하게 이중피동으로 썼다. 이런 형태는 대부분 피동 접사 ‘-어(아)지’를 빼고 ‘짜일’, ‘보인다’로 쓰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예문 (바)에선 ‘바뀌어져야’를 ‘바뀌어야’로, 예문 (사)에선 ‘금지되어져야’를 ‘금지되어야’로 바꿔야 간결하다(사-1). ‘금지되어야’를 ‘금지해야’로 바꿔 능동문으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예문 (아)에선 ‘모여진’을 ‘모인’으로, ‘쓰여졌는지’를 ‘쓰였는지’로 바꿔야 어법에 맞다(아-1). ‘모인’을 ‘모은’으로, ‘쓰였는지’를 ‘썼는지’로 바꾸면 피동문을 능동문으로 만들 수 있어 뜻이 더 분명해진다(아-2). (마-1) 안철수의 등장으로 정치판이 새롭게 짜일 것으로 보인다. (바-1)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사-1)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되어야 한다. (사-2) 간접체벌도 체벌이므로 금지해야 한다. (아-1)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인 성금이 알맞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 (아-2)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은 성금을 알맞게 썼는지 알 수 없다. 피동문을 마구 쓰는 버릇은 우리말 체계를 파괴하는 글쓰기 습관이므로 피해야 한다. 이미 피동이란 사실이 충분히 드러난 상태에서 또다시 피동 접사를 덧붙여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다. 피동문 자체로 충분히 문제가 많은데, 피동을 겹쳐 쓸 이유도 없다. 보통 피동의 뜻을 강조하거나 조심스럽고 완곡하게 표현하려고 이중피동을 쓰기도 하지만, 어법에 맞지 않고 뜻도 잘 통하지 않으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피동 또는 이중피동은 무의식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한 번에 고치긴 어렵다. 그렇다고 글을 쓸 때마다 신경쓰기도 번거롭다. 일단 자유롭게 글을 쓴 뒤, 피동사나 피동 접사를 불필요하게 쓰진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 연습 문제 다음 피동문을 능동문으로 고쳐 보세요.1. 천연기념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놓였다. 2.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전시되어져 있다. 3. 정경유착이 되풀이되어져서는 안 된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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