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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학 진학 뒤에도 진로 수정 가능해

등록 2011-10-03 14:08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 긍정적인 기대야말로 진로지도의 중요한 요소다.  돌마고 제공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 긍정적인 기대야말로 진로지도의 중요한 요소다. 돌마고 제공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지금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 중에는 열심히 공부하며 수능 이후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노력한 결과를 수시 지원을 통해 결실을 맺으려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 시기에 학생들한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 가운데 하나는 아직 진로 방향이나 희망직업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학과를 정한 학생들 중에는 물론 자신의 확고한 목표에 따라 선택을 한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학과를 대략 정해놓긴 했어도 자신의 의사보다는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이 추천해준 안정권의 학과를 생각하고 있는 비율도 꽤 높은 편이다.

학과 선택을 주저하고 있는 학생들은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설정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다른 어떤 때보다 몰입하고 집중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또한 친구들은 이미 학과와 진로를 정한 상태인데, 자신은 그렇지 못해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열등감도 느낄 수 있다.

알차게 마무리를 해야 할 시기에 진로를 선택하지 못한 아이들은 이렇게 심리적인 불안감과 시험에 대한 중압감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아이들의 이런 고민이 마음에 큰 부담이 됨을 알기에 학과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에 진로의 방향이나 학과 선택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본다.

첫째, 직업심리검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다른 글에서도 직업심리검사의 활용법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고, 무엇보다 심리검사 결과에 무조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음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시간 내에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활용하기에는 유용한 측면이 있다. 물론 검사를 하고 해석하는 과정까지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하고, 심리검사의 목적에 맞게 실시돼야 하는 건 기본사항이다.

직업흥미검사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검사가 제대로 실시됐다고 전제한다면 결과지에 제시된 흥미유형과 그 유형과 관련된 학과나 직업들의 객관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광범위하게라도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대학은 학부제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꼭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학하더라도 연관 있는 학부를 선택한 뒤 공부를 해나가면서 세부전공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학과 선택에 다소 실수가 있더라도 전과 등의 제도를 이용해 방향을 재설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하기 위해 부전공제도나 복수전공제도를 시행하는 학교가 많아 진로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또한 요즘엔 동호회나 동아리 활동, 인턴 참여, 공모전 참가, 자격증 취득, 어학인증시험 등 꼭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전문성을 갖추어갈 통로가 많다. 너무 상반되거나 차이가 나는 전공 선택만 하지 않는다면 대학에 간 뒤에도 얼마든지 방향 수정이 가능하다. 대학입학시 전공 선택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하나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니므로 정확한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아이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게 필요하다.

둘째, 아이들이 능력이 있는 분야나 밀접한 분야로 진로의 방향 설정이나 전공 선택이 가능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능력이란 지능이나 학습능력, 학과 성적 등과는 다소 구분되는 개념이지만 입시를 앞두고 빠른 학과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과목을 잘하는지가 가장 적용하기 쉬운 지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직업적성검사나 다중지능검사에 따른 강점지능 등의 결과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과목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면 특별히 흥미가 있는 분야는 없는데 일부 과목에서는 유별나게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경우, 좋은 성적이나 주변의 칭찬이나 지지 등으로 인해 그 과목과 관련한 직업 및 학과에도 관심을 높여갈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관련 분야로 진학을 한다고 해도 실패를 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진로발달 이론에서도 보통의 경우 좋아하는 분야(흥미)에 대한 능력(적성)을 노력에 의해 키워갈 수 있도록 발달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흥미보다 능력을 먼저 발견한 경우는 주변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의해 관심과 흥미를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단, 주의할 점은 잘하는 과목이거나 활동이긴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나 싫어하는 활동일 경우는 가급적 선택을 피하는 게 좋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과 성적에서 전공 선택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단순히 점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수학을 잘한다고 해서 수학교육학과나 수학과 등 단순하게 수학과 관련된 학과로 좁은 범위에서 진학을 고려하거나 고민할 것이 아니라, ‘수’를 잘 다루고 논리적인 사고능력이 있기 때문에 금융분야의 분석가나 연구원, 통계연구원, 회계사 등 직접적으로 수학과 연관은 없어도 수학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직업과 그와 연관된 학과 선택을 고려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조언해줘야 한다.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셋째, 꾸준하고 지속적인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통해 좋은 평가나 성과를 얻었던 경험을 학과 선택이나 직업으로 연관 지을 수도 있고, 경시대회 등 여러 분야에서 수상해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분야들도 학과 선택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그 외에 앞으로 어떤 직업의 전망이 좋을지 아닐지에 대한 정보도 학과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단, 이런 정보를 참고할 때는 무조건적으로 전망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과나 직업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속한 계열과 일치하는 직업은 무엇인지, 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흥미와 적성, 성격이 필요한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앞에서도 말했듯이 학과 선택이나 진로 선택의 고민 때문에 학과 공부 및 자기관리에 무리가 갈 정도로 심리적 부담을 가져서도 안 된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아이들을 선택의 압박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꼭 하나의 직업과 학과를 선택하지 않아도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게 가능하므로, 아이들이 지금까지 고생한 시간들에 대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끌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고정민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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