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합치면 612억 지급키로 계약
“적자땐 국민 세금으로 메워줄 가능성”
“적자땐 국민 세금으로 메워줄 가능성”
국내 최초의 영리학교인 ‘엔엘시에스(NLCS; 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제주’ 국제학교가 앞으로 23년 동안 영국 본교에 로열티 등의 명목으로 612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운영 과정에서 적자가 나면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가 보전하게 돼 있어, 결국 국민 세금으로 외국 학교의 돈벌이를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개한 엔엘시에스 제주의 ‘재정운영계획서’를 보면, 이 학교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영국 엔엘시에스 본교에 로열티 460억여원과 본교 교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용 152억여원을 합쳐 모두 612억여원을 수수료로 부담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엔엘시에스는 런던 인근에 있는 161년 전통의 사립학교이며, 엔엘시에스 제주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가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해울이 지난달 26일 제주 서귀포시에 문을 연 분교다. 개발센터 교육사업처 관계자는 “영국 본교의 교육과정과 학교명, 로고 등을 그대로 가져와 쓰기 때문에 외국의 다른 국제학교 사례에 비춰 봐도 로열티 지급은 불가피하다”며 “계약을 맺을 때 그렇게 약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울은 지난해 10월 주주단을 구성하면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1700억원을 학교 건축비 1289억원과 기타 초기 설립비용으로 다 썼다. 이 때문에 해울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 2013년부터 매년 173억여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이 원리금과 기본 학교운영비, 로열티 등 영국 본교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합치면 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연간 최소 375억여원에서 최대 809억여원에 이른다.
권 의원이 이날 ‘재정운영계획서’와 함께 공개한 해울의 ‘엔엘시에스 제주 연도별 자금수지’ 현황을 보면, 결국 엔엘시에스 제주는 2016년까지 179억여원의 누적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특권층 학교’의 운영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메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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