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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역아동센터 교사들 ‘버거운 희망찾기’

등록 2011-10-14 20:37수정 2011-10-14 22:06

저소득층 초중고생 하루 9시간씩 돌보고 한달 급여 93만원
전국협의회 준비위 “지원금 현실화·처우개선” 촉구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 ‘광진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에서 1년 9개월째 초·중·고생 29명을 돌보며 가르치고 있는 이혜민(26)씨는 하루 9시간씩 일한다. 오후에는 초등학생 16명의 숙제를 챙겨주고, 학업과 그림 그리기, 국악 연주 등을 가르친다. 저녁에는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중·고교생 13명의 공부를 봐준다.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층과 한부모·조손 가정 등 사회적 소외계층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어서,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을 한 명씩 대하는 데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씨의 월급은 93만원이다. 원룸 월세 25만원과 공과금을 내고, 적금을 부으면 생활비는 늘 빠듯하다. 그래서 이씨는 일주일에 두 번 과외 교습을 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지역아동센터 교사에겐 인내와 희생만 요구할 뿐 직업인으로서 앞날이 밝지 않아 가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소외계층 아이들을 돌보는 전국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이 낮은 임금 수준과 오랜 노동 시간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모여 만든 전국지역아동센터교사협의회 준비위원회(전지교협)는 14일 오전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 처우개선비 지원을 요구했다.

전지교협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3802곳으로, 센터장 3802명, 교사 4450명이 일하고 있다. 3802곳에서 10만2089명의 아이들이 돌봄을 받고 있고, 이 가운데 △38.8%(3만9612명)는 차상위 계층 △25.7%(2만6241명)는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 가정 △나머지 35.5%(3만6236명)는 신빈곤층과 한부모·조손 가정, 새터민과 다문화 가정 등에 속해 있다. 특히 3802곳 가운데 41.6%(1578곳)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문을 열고 있다. 9시간 이상~10시간 미만도 32%(1215곳)나 된다. 하지만 센터장의 평균 월급은 94만여원, 교사는 91만여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1년 9개월에 불과하다.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 ‘송파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에서 교사로 일하는 양정란(47)씨도 하루 9시간 동안 초등학생 30여명을 돌보며 한 달에 83만원을 받는다. 그는 아이들의 숙제를 돕고, 책을 읽어주며, 한자와 장구, 태권도와 배드민턴 등도 가르친다. 양씨는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급여가 제 아르바이트비보다 적은데 당장 그만둬요’라고 얘기하더라”며 씁쓸해했다.

최민선 전지교협 정책기획팀장은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교사도 함께 행복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는 센터장과 교사들의 임금을 포함해 월 350만원 수준에 불과한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서울시는 ‘지역아동센터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교사들에게 처우개선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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