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충남 연기군의 한 인쇄공장에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 및 답안지가 전국 시험 지구별로 배부되고 있다. 연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지은의 통통! 학습법]
내신 공부가 수능의 기초 …수업시간에 잠자지 말아야
고교생 선행학습 무의미…겨울방학 때 취약부분 채워야
내신 공부가 수능의 기초 …수업시간에 잠자지 말아야
고교생 선행학습 무의미…겨울방학 때 취약부분 채워야
“선배들 보니까 제가 더 떨려요.”
지난 10일 수능고사장에 응원을 나갔던 후배들은 남다른 긴장감을 느꼈다. 특히 고2 학생들은 ‘이제 내가 고3’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커졌을 터. 수능 뒤 바짝 오른 학습의욕을 어떻게 이어가면 좋을까. 지금부터 겨울방학까지 학습전략을 살펴보자.
1단계. 11월, 기출문제 꼼꼼히 풀어보기
수능 공부를 위해 기출문제만큼 좋은 자료는 없다. 검증된 출제자와 검수자들이 수차례 다듬은 문제들이니 시중의 문제집이나 모의고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질이 좋다. 해마다 새로운 문제 유형이 생기고 출제 형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해 기출문제는 다음해 모든 수능 교재의 틀이 된다. 학교 선생님, 학원 강사, 문제집 출판사 등 모든 수능 관계자들의 연구 자료인 셈이다. 수능준비를 위해서는 최근 5년간 수능 문제를 3번 이상 반복하여 풀기를 권한다. 당연히 올해 기출문제도 반드시 풀어보아야 한다.
1학년이라면 수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경험해보고, 2학년이라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찾는다는 생각으로 풀어보자. 아직 공부를 다 한 상태가 아니므로 점수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점수보다 문제를 통한 학습. 기출문제는 문제 자체를 공부해야 한다. 따라서 한 번 풀어본 뒤에는 맞았든 틀렸든 모든 문제와 보기를 꼼꼼히 공부하자. 특히 탐구과목은 한 문제 안에 여러 과목, 여러 단원의 개념이 섞여 있으므로 스스로 찾아보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렇게 분석하듯 공부하면 뉴스에 나오는 ‘이번 수능은 어떠했습니다’ 식의 전문가 인터뷰 내용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이틀 만에 끝낼 만한 분량은 아니다. 방과 후나 주말 시간을 활용하되, 기말고사의 부담이 없는 11월 안에 끝내는 것이 좋다. 평소 해오던 공부를 줄이더라도 기출문제 풀이는 반드시 하고 넘어가자.
2단계. 12월, 기말고사 공부는 수능공부의 뼈대
12월에는 기말고사가 있으므로 내신 대비에 주력하자. 일부 탐구과목을 제외하면 수능에 필요한 교과진도는 2학년까지 모두 마무리가 된다.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등 대입에서 내신성적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부 학생들은 평소 공부가 귀찮고 수능 공부와 병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내신 대비를 소홀히 하는데 매우 위험한 태도다.
수능 문제는 통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므로 수능 문제집을 푼다고 해서 점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수능에 익숙해지는 공부는 3학년 내내 하게 될 테니 그 전에는 내신공부를 하며 수능의 기초 지식을 완벽히 다져야 한다. 우선 수업 시간에 자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자. 선택과목이 아니거나 대입과 상관없는 시간에는 당연한 듯 자버리는데, 그렇게 긴장이 풀어지면 다음 시간, 그다음 시간에도 멍한 태도가 이어진다. 결국 학교에서의 7~8시간을 멍하게 보내버리는 것이다.
내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복습. 수업 시간에는 무조건 집중하여 듣고 쉬는 시간을 활용해 재빠르게 복습을 끝내야 밀리는 공부가 없다. 방과 후에는 수업 진도를 따라가며 문제를 풀어 보아야 한다. 11월에는 방과 후 1시간 정도는 복습문제 풀이, 2시간 정도는 수능 기출문제 공부로 시간을 보내고, 12월이 되면 암기, 복습문제 풀이, 취약 부분 반복 등 기말고사 공부에 총력을 쏟자.
3단계. 겨울방학, 지식 구멍 메우기
더 이상 선행학습 할 것이 없어진 고등학생들은 겨울방학을 앞두고 당황스러워한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는 동안 ‘겨울방학=선행학습’의 틀을 공식처럼 따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에게 선행학습은 의미가 없다. 이미 다 배운 것을 스스로 연마하여 깊이를 더하는 과제가 남아 있을 뿐.
겨울방학 때에는 그동안의 교과과정 중에 취약 부분을 채워야 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이 무엇에 약한지 알고 있다. 학생들을 살펴보면 특이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학교 공부에 소홀했던 시기는 교과 지식이 부실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중2 때 하도 놀아서 중2 때 배운 건 아무것도 몰라’라거나 ‘외우는 거 진짜 싫어해서 사회, 국사 이런 거 나오면 하나도 모르겠어’ 하는 식이다. 학교 공부에 소홀하지 않았더라도 슬럼프에 빠졌거나 건강, 집안 사정 등으로 특별히 망쳤던 시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취약 과목은 물론, 취약 단원, 취약 개념 등 나의 학습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것들을 모두 찾아내자.
완전히 다져진 지식 바탕은 탄탄한 자신감을 만드는 법. 그 위에 수능 공부를 쌓아야 흔들림이 없다. 기말고사가 끝난 뒤에는 바로 지식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시작하자.
이지은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공부를 통째로 꿰뚫는 통공부법> 저자
이지은의 통통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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