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감상일기는 감상문 쓰기의 기초

등록 2011-11-21 11:22

초중등 신문활용교육 NIE 글쓰기
⑩ 신문활용교육과 감상일기
신문에 실린 사연 있는 기사
내용·느낀 점 일기로 써 보자

‘감상일기’는 말 그대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중심으로 쓰는 일기이다. ‘생활일기’가 ‘생활문’의 기초가 되고, ‘학습일기’가 ‘설명문’의 기초가 된다면, ‘감상일기’는 ‘감상문’의 기초가 될 수 있다. ‘감상문’은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나 그림을 보고 난 뒤의 감상을 쓰는 글이다. 그러나 ‘감상문’이라면 흔히 ‘독서 감상문’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감상문’은 책을 읽고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중등에서 감상문 쓰기는 중요하다. 책읽기의 중요성과 더불어 독후 활동 기록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학입학사정관전형이나 고입 자기주도학습에서 독후 활동 기록은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된다. 그러나 책 내용 400자, 느낌 600자를 쓰도록 되어 있는 독후 활동 기록은 쓰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아이들이 쓰는 것을 보면 책 내용은 400자로 정리하기 힘들고, 느낌이나 생각은 600자를 채우기 힘들다.

느낌이나 생각은 경험이나 가치관, 배경지식에 따라 다르다. 글을 읽고 사람마다 느낀 점이 다를 수 있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이야기가 있는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할 수도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느낌이나 생각 600자를 채우기 힘든 건 바로 이러한 것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감상문 쓰기’를 부담스러워한다면 ‘감상 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 신문이나 일간지에 나오는 기사를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아이 수준에 맞게 쓸 수 있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기사는 어떤 기사든 상관없으나 이야기가 있는 기사면 처음에 지도하기가 쉽다. 신문에는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가 종종 나온다. 458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딴 지적장애인, 어린 시절 불량 청소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춤꾼으로 성장한 청년, 새엄마에 대한 슬픈 추억이 있는 어느 발레리노에 대한 기사 등은 모두 이야기가 있는 기사들이다. 그 외 터키의 지진 기사, 아프리카 사람들이 먹을 게 없어 진흙쿠키를 먹는다는 기사 등도 읽었을 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기사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기사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볼 때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거나 학습된 느낌을 이야기한다. 물론 자신이 느낀 바를 훌륭하게 잘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가끔 이런 글을 읽고 왜 꼭 느낌이나 생각이 있어야 하는 거냐고 묻는 아이도 있다.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나는 나라는 게 그 아이가 항의하는 이유이다. 그런 아이에게 ‘감상문 쓰기’는 고통일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학습을 왜 하는지 아이에게 설명이 필요한 경우이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기다려 줘야 할 때도 있다.

기사를 선택해서 읽었다면 기사의 내용과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쓰면 된다.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내용은 무엇인지, 그 부분이 왜 기억에 남았는지, 만약 나라면 그때 어떻게 했을지 등을 생각하며 느낀 점과 함께 쓰면 된다. 짧은 글이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쉽고, 느낀 점을 쓰는 데도 부담이 적다. 저학년이라면 신문의 사진을 활용해도 된다. 사진을 오려 붙이고 내용을 추측하여 느낀 점과 함께 쓰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초등 저학년에게 적합한 사진인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지나치게 부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과 관계 있는 사진은 피하는 게 좋다.

고학년이나 중학생은 신문기사와 주제 면에서 관련이 있는 책을 선택하여 같이 읽고 ‘감상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내용이 긴 책을 부담스러워한다면 단편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사와 책 내용의 공통점을 살펴보고, 느낀 점이나 생각을 쓰다 보면 점점 생각이 많아지고 느낀 점이 풍부해질 수 있다. 특히 등장인물이 있는 이야기인 경우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계기가 된다. 익숙해지면 신문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글감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글쓰기에 지름길은 없지만 아이들 수준과 성향에 맞는 글쓰기는 생각하고 쓰는 것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줄 수 있다.

조순자/한겨레글쓰기연구소 엔아이이 주임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