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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색깔로 배우는 나와 남의 ‘다름’

등록 2005-07-17 19:05수정 2005-07-17 19:12

출판인이 뽑은 책
 “노란색 바나나.” 옆에서 책을 보던 조카가 조물조물 말을 한다. ‘에구, 예쁘고 신통한 것, 어떻게 벌써 노란색이란 걸 알았을까? 아무래도 얜 천재일지도 몰라.’ 마음이 급해진 나는 조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책 속의 과일을 하나하나 가리키면서 설명한다. “자, 이것 봐. 노란 참외, 빨간 사과, 초록색 수박!” 하지만 이내 강요된 교육이 지루한 탓인지 조카는 내 품을 빠져나가 저만치서 장난감 자동차를 만지작거린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들의 ‘뛰어난 표현력’과 ‘창의적 단어’에 놀라 자신의 아이가 천재가 아닌지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마는 아이들의 지식 흡입력에도 감탄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직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작고 여린 조카의 입에서 조금씩 ‘지식 단어’를 듣게 되면서는 어떤 방법의 교육을 시켜야 할까, 책은 어떤 걸 골라 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게 된다. 조카에 대한 나의 집착이 이 정도이니 진짜 자식을 둔 엄마들은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 지식도 알려주는 책을 고르고 싶어 하는 엄마들의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한울림)는 아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진가를 알아채기 힘든 책이다. 새까만 바탕 속의 하얀 물고기 하양이는 잃어 버린 엄마를 찾고 있다. 빨간 게, 주황색 불가사리, 노란 달팽이, 초록색 거북이를 만나지만 그들은 자신과는 색이 다르다. 이윽고 찾아낸 엄마는 바로 무지개 물고기! 비로소 하양이는 자신이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

 ‘나’와 ‘남’을 구별하고 자아에 대한 기초 개념을 심어 준다는 거창한 미사여구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특별함을 다양한 색깔의 차이로 알려주는 이 책은, 그림의 단순함과 강렬한 색깔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아니에요. 초록색 거북이에요” “아니에요, 파란색 고래예요” 하는, 짧으면서도 반복적인 대사는 엄마가 읽어 줄 때 더욱 효과 만점이다.  

배수원/주니어김영사 편집부장 swbae@gimm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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