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와 장애. 청소년의 삶을 소외로 내모는 대표적인 이유 두 가지이다. 특히 경쟁과 효율 만능 주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설 곳은 별로 없다. 오히려 비슷한 처지의 다른 아이가 손을 내밀어 위안과 용기를 북돋워 준다.
<마이티>는 장애를 가진 두 소년이 비참하고 슬프고 어려운 여건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인 드라마로 펼쳐낸다. 13살의 나이이지만 거대한 몸집과 학습 장애 탓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맥스와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등이 굽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키가 1m도 안 되는 케빈이, 서로에게 머리와 다리가 되어 굳센 의지와 생생한 상상력을 지닌 ‘마이티’가 됨으로써 자신들을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대항하고 열등감과 억압만 주었던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이야기이다.
두 소년이 때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으로 더구나 서로를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은 진정한 우정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장애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키 2m70㎝인) 마이티가 얼간이들을 처단하며 세상 위로 높이 걸어다닌 것”이라는 대목 등에선 어렸을 적 만화영화에서 착한 로봇이 악당들을 물리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해 짜릿한 재미도 느껴진다.
왕따 문제를 보는 사회적인 접근이 배제된 채 할리우드 영웅주의식의 구조로 일관하는 허점이 보임에도, 마음속에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기는 것은, 이 책이 실제 한 소년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로드먼 필브릭 지음, 박아람 옮김. 오즈북스/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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