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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는 내신지침 맞추기 ‘진땀’…학생은 춤추는 난이도에 ‘뜨악’

등록 2005-07-17 19:27수정 2005-07-17 19:30

서울 안국동 덕성여고 학생들이 지난달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를 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서울 안국동 덕성여고 학생들이 지난달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를 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318 리포트
전국의 고등학교 기말고사 일정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가운데 일선 고등학교에선 학생들의 기말고사 평균 점수를 높이려고 시험 문제의 배점을 변경하는가 하면 일괄적으로 수행평가 점수를 올려 주기까지 한다. 이는 교육청이 제시한 내신 점수 제한에 학생들의 점수를 맞추기 위해서다. 올해 초 수능 부정 파문과 함께 내신을 믿지 못하겠다는 대학들의 본고사 도입 논란이 일자 일선 교육청을 중심으로 고등학교의 내신 성적 관리 대책이 수립됐고, 학생들의 내신 평균 점수를 70~75점으로 하고, 평어는 ‘수’가 전체의 15%를 넘지 못하게끔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로 발송했기 때문이다.

지침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들은 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평균 점수를 높이려고 ‘진땀’을 빼는 중이다. 기존에는 이런 제한이 없었기에 교사들은 자신의 재량껏 시험 문제를 출제했고, 내신 점수의 분포는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많은 학교에서 성적 조작을 위해 사용하는 주된 방법은 수행평가의 반영 비율 조정이다. 서울 영등포의 한 고등학교는 태도 감점 점수를 1회 1점에서 3점으로 수행평가 채점 기준을 바꿨다. 생각보다 높게 나온 학생들의 점수를 깎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또 수행평가의 내용도 중간고사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고된 육체적 노동으로 이뤄진 수행평가를 요구함으로써 점수를 소폭 낮출 수 있었다. 난이도 조절에 완벽하게(?) 실패한 일부 과목은 수행평가 반영 비율을 조정해 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강남의 한 여고도 지필고사 점수가 낮게 나오자 학생들의 높은 수행평가 점수와 내신 반영 비율을 바꿈으로써 평균 점수를 높였다. 즉, 기존의 정해진 내신 반영 비율을 교육청이 요구하는 점수에 맞추기 위해서 임의로 바꾼 것이다.

이 여고에 다니는 성아무개(17)양은 “점수 조정을 위해 지필고사에 모의고사 문제가 대량 출제돼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며, “중간고사 때와는 달리 난이도가 어떤 과목은 대폭 상승하거나 낮아졌고, 심지어 지필고사 점수와 수행평가 점수 반영 비율을 바꿔 일부 학생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고의 이아무개 영어 교사는 “학교의 처지에서는 학생들을 대학에 많이 보내야 하고 그러려면 교육청이 제시한 15%의 ‘수’에 최대한 근접하게끔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앞을 내다보는 교육 정책이 언제쯤이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윤석/1318리포터, 인천 대건고 2학년 foryoum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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