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법 기자의 초·중등 문장 강화 난이도 수준 초등고학년~중1
8. 그밖에 주의할 문장 성분
① ‘것’, ‘들’을 줄여라
② ‘적’, ‘화’, ‘성’을 줄여라
③ ‘의’, ‘도’를 줄
8. 그밖에 주의할 문장 성분
① ‘것’, ‘들’을 줄여라
② ‘적’, ‘화’, ‘성’을 줄여라
③ ‘의’, ‘도’를 줄
‘적’, 순우리말과 안 어울리고, 한자어에도 가려 써야
뜻 모호하게 하는 ‘화’, ‘성’ 빼거나 다른 말로 바꿔야 “그동안 몸적으로 마음적으로 괴로웠습니다.” 안 좋은 소문에 시달렸던 한 연예인이 지금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위와 같이 답했다. 그런데 ‘몸적으로 마음적으로’란 표현이 귀에 거슬린다. 접미사 ‘-적’(的)이 불필요하게 붙었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적’을 “(일부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성격을 띠는’, ‘그에 관계된’, ‘그 상태로 된’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한다. 보통 한자어 명사 뒤에 많이 붙여 쓰고, 순우리말 뒤에는 쓰지 않는다. 따라서 ‘몸적’은 ‘육체적’으로, ‘마음적’은 ‘심적’ 또는 ‘정신적’으로 바꿔야 자연스럽다. 그러나 한자어라고 해서 모두 ‘-적’을 붙여도 되는 건 아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제1차 장관급 회담이 열린 2000년 7월30일 서울, 북한 전금진 단장이 “배우적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전 단장은 영화가 잘 만들어지려면 주연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처럼 남북의 두 대표가 남북회담을 잘해보자는 내용을 ‘배우적’이란 말로 표현했으나 우리말에선 쓰지 않는 단어라 익숙하지 않았다. 이런 표현은 또 있었다. 다음날 청와대를 방문한 전 단장은 8월 말에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잘되도록 도와 달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에 “이런 일을 (장군님께) ‘책임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배우’나 ‘책임’ 둘 다 한자어인데도 ‘-적’이 붙으니 어색하다. ‘물리적’, ‘가급적’, ‘전체적’ 같은 표현은 의식하지 않고 쓰곤 했는데, ‘배우적’과 ‘책임적’은 평소 안 쓰던 표현이라 어색하게 들렸다. ‘배우적으로’는 ‘배우처럼’ 또는 ‘배우가 연기하듯이’로, ‘책임적으로’는 ‘책임을 지고’ 정도로 바꿔 쓰는 편이 뜻도 잘 통하고 글의 흐름도 자연스럽다. 앞서 예를 들었던 연예인의 발언에서도 ‘-적’을 빼고 “그동안 몸과 마음이 괴로웠습니다”로 써야 자연스럽다. ‘-적’을 빼도 뜻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쓰지 않아도 된다. ‘-적’을 너무 많이 쓰면 글의 내용이 불분명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우선적으로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계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나) 월가 시위는 처음에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시위자들도 폭력적으로 변해 맞섰다. (다) 스티브 잡스는 한 시대를 혁신적으로 바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예문 (가)에선 ‘우선’, ‘계속’, ‘환경’에 ‘-적’이 붙었다. 단어 자체가 어법에 어긋나거나 낯설진 않지만, 너무 많이 나오는 바람에 읽기 불편하다. 이 세 단어에서 ‘-적’을 빼도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쓰지 않는 편이 낫다. 글은 최대한 간결하게 써야 전달력이 높아진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실제 ‘-적’을 뺀 글이 훨씬 간결해 읽기 편하다. 예문 (나)에선 ‘평화’와 ‘폭력’에 ‘-적’이 붙었다. 이 문장 역시 그대로 써도 큰 문제는 없으나 한 문장 안에 ‘-적’이 붙는 말이 세 개나 나와 지루하다. ‘평화적’은 ‘평화롭게’로 바꾸고, ‘폭력적’은 글의 흐름에 맞게 ‘폭력을 쓰면서’와 ‘폭력으로’로 바꿔 우리말의 맛을 살려야 한다. 예문 (다)의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함”이란 뜻으로 뒤이어 나오는 ‘바꿔’란 말과 겹친다. ‘바꿔’를 없애고, ‘혁신적’은 ‘혁신해’로 대신해도 된다. ‘세계적’이란 표현도 많이 쓰는데, 글의 흐름에 맞춰 ‘세계에’로 바꾸면 전달하려는 내용이 뚜렷해진다. (가-1) 우선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계속 노출될 수 있는 환경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나-1) 월가 시위는 처음에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폭력을 쓰면서 진압하자 시위자들도 폭력으로 맞섰다. (다-1) 스티브 잡스는 한 시대를 혁신해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글을 쓴 뒤 ‘-적’이 들어간 낱말이 지나치게 많다면 빼거나 다른 말로 바꿔야 한다. 또 ‘-적’이 한자어 접미사이므로 되도록 고유어를 살려 쓰려는 노력을 한다면 불필요한 ‘-적’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적’ 못지않게 ‘-화’(化)도 많이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화’를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렇게 만들거나 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하는데, ‘기계화’, ‘대중화’, ‘도시화’, ‘자동화’, ‘전문화’ 등으로 쓰인다. 그런데 ‘화’는 그 자체가 ‘되다’란 뜻이다. 따라서 ‘기계화되다’, ‘대중화되다’란 표현은 ‘되다’를 중복 사용한 꼴로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화하다’와 ‘-화되다’는 모두 표준국어사전에 등재된 옳은 표현이다. 단, ‘-화하다’는 목적어를 취하고, ‘-화되다’는 목적어 없이 쓰인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화’도 너무 많이 쓰면 글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예시글 2 (라) 공장이 기계화되면서 산업화가 급속화됐다. (마) 스크린을 터치해 기계를 제어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말을 배우기도 전에 스마트폰 등을 익숙하게 다루는 디지털화된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화되고 있다. 예문 (라)에선 ‘-화’가 세 번 쓰였지만 ‘기계화되면서’와 ‘산업화’는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급속화됐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잘못된 표현이다. ‘급속하게 진행됐다’로 바꿔 써야 한다. 그래도 ‘-화’가 연속으로 나와 불만이라면 ‘공장이 기계화되면서’를 ‘공장에 기계가 도입되면서’로 바꿔도 무방하다. 예문 (마)에선 ‘일반화되면서’와 ‘디지털화된’이 두 번이나 나와 글의 흐름을 방해한다. ‘일반화되면서’는 살리되 ‘디지털화된’에서 ‘화된’을 떼어내면 한결 부드럽게 읽힌다. 예문 (바)에선 ‘-화되다’가 불필요하게 붙어 글을 어설프게 만들었다. ‘가속화되면서’는 ‘속도가 빨라지면서’로 풀어 쓰고, ‘복잡화되고’는 ‘복잡해지고’로 바꾸면 내용이 분명해지고, 흐름도 부드러워져 읽기 편하다. (라-1) 공장이 기계화되면서(또는 ‘공장에 기계가 도입되면서’)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마-1) 스크린을 터치해 기계를 제어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말을 배우기도 전에 스마트폰 등을 익숙하게 다루는 디지털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1) 기술문명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문 (마)의 ‘디지털화된’에서 ‘-화된’을 떼어내는 편이 부드럽긴 하지만, ‘-화’를 무조건 떼어내거나 다른 말로 바꿀 필요는 없다. 자칫 전달하려는 원뜻을 훼손할 수도 있으므로 쓰임새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직화하다’는 체계가 없던 기존 모임을 조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드러내는 느낌이 나는데, ‘조직하다’는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조직을 꾸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원 문장의 맛을 살리기 위해 쓴 ‘-화’는 굳이 떼거나 다른 말로 고치지 말고 놔둬도 무방하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한 문장 안에 ‘-화’를 너무 많이 쓰면 글이 지루해지므로 평소에 ‘-화’를 쓰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근접성’, ‘친밀성’, ‘가독성’, ‘붙임성’, ‘진정성’처럼 ‘-성’(性)도 꽤 많이 쓰는 접미사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성’을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성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하는데, 이 표현도 한 문장 안에 여러 번 등장하면 내용 전달을 방해하므로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한자어 접미사 ‘-적’, ‘-화’, ‘-성’을 남발하면 글이 딱딱해지기 쉽다. 딱딱한 글은 독자와 멀어지게 마련이다. 상투적으로 쓰는 접미사들을 다듬어 글을 부드럽고 편하게 바꿔야 한다. 잘 읽히는 글이 내용 전달도 쉽다는 점을 기억하고, 글을 쓰고 난 뒤 반드시 다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 문제 다음 문장에서 적절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접미사들 떼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꿔 보세요. 1. 외국기업들과 다방면적인 접촉과 거래를 강화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2.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의회정치를 무력화시킨 장본인으로 시민들에게 각인됐다. 3.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 가운데 ‘정직성’이 으뜸이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뜻 모호하게 하는 ‘화’, ‘성’ 빼거나 다른 말로 바꿔야 “그동안 몸적으로 마음적으로 괴로웠습니다.” 안 좋은 소문에 시달렸던 한 연예인이 지금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위와 같이 답했다. 그런데 ‘몸적으로 마음적으로’란 표현이 귀에 거슬린다. 접미사 ‘-적’(的)이 불필요하게 붙었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적’을 “(일부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성격을 띠는’, ‘그에 관계된’, ‘그 상태로 된’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한다. 보통 한자어 명사 뒤에 많이 붙여 쓰고, 순우리말 뒤에는 쓰지 않는다. 따라서 ‘몸적’은 ‘육체적’으로, ‘마음적’은 ‘심적’ 또는 ‘정신적’으로 바꿔야 자연스럽다. 그러나 한자어라고 해서 모두 ‘-적’을 붙여도 되는 건 아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제1차 장관급 회담이 열린 2000년 7월30일 서울, 북한 전금진 단장이 “배우적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전 단장은 영화가 잘 만들어지려면 주연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처럼 남북의 두 대표가 남북회담을 잘해보자는 내용을 ‘배우적’이란 말로 표현했으나 우리말에선 쓰지 않는 단어라 익숙하지 않았다. 이런 표현은 또 있었다. 다음날 청와대를 방문한 전 단장은 8월 말에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잘되도록 도와 달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에 “이런 일을 (장군님께) ‘책임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배우’나 ‘책임’ 둘 다 한자어인데도 ‘-적’이 붙으니 어색하다. ‘물리적’, ‘가급적’, ‘전체적’ 같은 표현은 의식하지 않고 쓰곤 했는데, ‘배우적’과 ‘책임적’은 평소 안 쓰던 표현이라 어색하게 들렸다. ‘배우적으로’는 ‘배우처럼’ 또는 ‘배우가 연기하듯이’로, ‘책임적으로’는 ‘책임을 지고’ 정도로 바꿔 쓰는 편이 뜻도 잘 통하고 글의 흐름도 자연스럽다. 앞서 예를 들었던 연예인의 발언에서도 ‘-적’을 빼고 “그동안 몸과 마음이 괴로웠습니다”로 써야 자연스럽다. ‘-적’을 빼도 뜻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쓰지 않아도 된다. ‘-적’을 너무 많이 쓰면 글의 내용이 불분명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우선적으로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계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나) 월가 시위는 처음에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시위자들도 폭력적으로 변해 맞섰다. (다) 스티브 잡스는 한 시대를 혁신적으로 바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예문 (가)에선 ‘우선’, ‘계속’, ‘환경’에 ‘-적’이 붙었다. 단어 자체가 어법에 어긋나거나 낯설진 않지만, 너무 많이 나오는 바람에 읽기 불편하다. 이 세 단어에서 ‘-적’을 빼도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쓰지 않는 편이 낫다. 글은 최대한 간결하게 써야 전달력이 높아진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실제 ‘-적’을 뺀 글이 훨씬 간결해 읽기 편하다. 예문 (나)에선 ‘평화’와 ‘폭력’에 ‘-적’이 붙었다. 이 문장 역시 그대로 써도 큰 문제는 없으나 한 문장 안에 ‘-적’이 붙는 말이 세 개나 나와 지루하다. ‘평화적’은 ‘평화롭게’로 바꾸고, ‘폭력적’은 글의 흐름에 맞게 ‘폭력을 쓰면서’와 ‘폭력으로’로 바꿔 우리말의 맛을 살려야 한다. 예문 (다)의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함”이란 뜻으로 뒤이어 나오는 ‘바꿔’란 말과 겹친다. ‘바꿔’를 없애고, ‘혁신적’은 ‘혁신해’로 대신해도 된다. ‘세계적’이란 표현도 많이 쓰는데, 글의 흐름에 맞춰 ‘세계에’로 바꾸면 전달하려는 내용이 뚜렷해진다. (가-1) 우선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계속 노출될 수 있는 환경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나-1) 월가 시위는 처음에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폭력을 쓰면서 진압하자 시위자들도 폭력으로 맞섰다. (다-1) 스티브 잡스는 한 시대를 혁신해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글을 쓴 뒤 ‘-적’이 들어간 낱말이 지나치게 많다면 빼거나 다른 말로 바꿔야 한다. 또 ‘-적’이 한자어 접미사이므로 되도록 고유어를 살려 쓰려는 노력을 한다면 불필요한 ‘-적’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적’ 못지않게 ‘-화’(化)도 많이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화’를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렇게 만들거나 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하는데, ‘기계화’, ‘대중화’, ‘도시화’, ‘자동화’, ‘전문화’ 등으로 쓰인다. 그런데 ‘화’는 그 자체가 ‘되다’란 뜻이다. 따라서 ‘기계화되다’, ‘대중화되다’란 표현은 ‘되다’를 중복 사용한 꼴로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화하다’와 ‘-화되다’는 모두 표준국어사전에 등재된 옳은 표현이다. 단, ‘-화하다’는 목적어를 취하고, ‘-화되다’는 목적어 없이 쓰인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화’도 너무 많이 쓰면 글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예시글 2 (라) 공장이 기계화되면서 산업화가 급속화됐다. (마) 스크린을 터치해 기계를 제어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말을 배우기도 전에 스마트폰 등을 익숙하게 다루는 디지털화된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화되고 있다. 예문 (라)에선 ‘-화’가 세 번 쓰였지만 ‘기계화되면서’와 ‘산업화’는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급속화됐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잘못된 표현이다. ‘급속하게 진행됐다’로 바꿔 써야 한다. 그래도 ‘-화’가 연속으로 나와 불만이라면 ‘공장이 기계화되면서’를 ‘공장에 기계가 도입되면서’로 바꿔도 무방하다. 예문 (마)에선 ‘일반화되면서’와 ‘디지털화된’이 두 번이나 나와 글의 흐름을 방해한다. ‘일반화되면서’는 살리되 ‘디지털화된’에서 ‘화된’을 떼어내면 한결 부드럽게 읽힌다. 예문 (바)에선 ‘-화되다’가 불필요하게 붙어 글을 어설프게 만들었다. ‘가속화되면서’는 ‘속도가 빨라지면서’로 풀어 쓰고, ‘복잡화되고’는 ‘복잡해지고’로 바꾸면 내용이 분명해지고, 흐름도 부드러워져 읽기 편하다. (라-1) 공장이 기계화되면서(또는 ‘공장에 기계가 도입되면서’)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마-1) 스크린을 터치해 기계를 제어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말을 배우기도 전에 스마트폰 등을 익숙하게 다루는 디지털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1) 기술문명의 발달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문 (마)의 ‘디지털화된’에서 ‘-화된’을 떼어내는 편이 부드럽긴 하지만, ‘-화’를 무조건 떼어내거나 다른 말로 바꿀 필요는 없다. 자칫 전달하려는 원뜻을 훼손할 수도 있으므로 쓰임새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직화하다’는 체계가 없던 기존 모임을 조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드러내는 느낌이 나는데, ‘조직하다’는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조직을 꾸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원 문장의 맛을 살리기 위해 쓴 ‘-화’는 굳이 떼거나 다른 말로 고치지 말고 놔둬도 무방하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이 한 문장 안에 ‘-화’를 너무 많이 쓰면 글이 지루해지므로 평소에 ‘-화’를 쓰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근접성’, ‘친밀성’, ‘가독성’, ‘붙임성’, ‘진정성’처럼 ‘-성’(性)도 꽤 많이 쓰는 접미사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성’을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성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정의하는데, 이 표현도 한 문장 안에 여러 번 등장하면 내용 전달을 방해하므로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한자어 접미사 ‘-적’, ‘-화’, ‘-성’을 남발하면 글이 딱딱해지기 쉽다. 딱딱한 글은 독자와 멀어지게 마련이다. 상투적으로 쓰는 접미사들을 다듬어 글을 부드럽고 편하게 바꿔야 한다. 잘 읽히는 글이 내용 전달도 쉽다는 점을 기억하고, 글을 쓰고 난 뒤 반드시 다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 문제 다음 문장에서 적절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접미사들 떼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꿔 보세요. 1. 외국기업들과 다방면적인 접촉과 거래를 강화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2.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의회정치를 무력화시킨 장본인으로 시민들에게 각인됐다. 3.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 가운데 ‘정직성’이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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