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새 평가방안 발표
현행 9등급 방식→A·B·C·D·E·F 6단계로
성적표엔 석차 대신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현행 9등급 방식→A·B·C·D·E·F 6단계로
성적표엔 석차 대신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올해 중학교 1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제도가 현행 9등급의 상대평가에서 6단계의 절대평가로 바뀐다. 학교 안에서의 지나친 등수 경쟁을 막자는 취지이지만, ‘내신 부풀리기’가 이뤄지면서 내신이 무력화하고 상대적으로 대학 입시에 유리해진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을 뼈대로 하는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된다.
방안을 보면,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성적 표기가 현행 ‘석차 9등급’ 방식에서 6단계(A·B·C·D·E·F)의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학년·과목별로 상대적 서열(석차)에 따른 등급을 매기는 게 아니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년 6월께 발표하는 교과목별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의 성취를 이뤘는지 평가해 성취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다만 원점수와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제공해 학생의 성적 분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여전히 파악할 수 있다.
또 ‘F’를 받을 경우 해당 과목을 다시 이수하도록 하는 ‘재이수제’는 시범 운영을 거쳐 2014년에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지 않으면 ‘F’는 빼고 5단계로 평가한다.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은 “서열 위주의 상대평가는 반 친구들 사이의 협동학습을 저해하고, 학습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실습 비중이 높은 전문교과를 배우는 점을 고려해 내년 1학기부터 바로 절대평가를 도입한다. 현재 ‘수·우·미·양·가’와 석차 표기를 병행하고 있는 중학교 역시 내년부터 석차를 삭제하고, ‘A~F’ 성취도 점수와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교육학)는 “절대평가 자체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특목고-자사고-일반계고-특성화고로 층층이 서열화한 현재 상황에선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무력화하면서 상대적으로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며 “특목고와 자사고는 교육과정 운영에서도 자율권을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내신 부담에서 벗어나 입시 위주의 교육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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