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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15년전과 한글→영어 표기만 달라”…고교등급제·본고사 우려

등록 2011-12-13 19:14수정 2011-12-13 22:12

*F 부여 여부는 2013학년도에 시범운영한 뒤 2014학년도에 도입 여부 검토.<br>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영역에는 기초, 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이 있음. 또 2009 개정 교육과정은 보통교과를 수준별·영역별로 기본·일반·심화과목으로 구분함.
*F 부여 여부는 2013학년도에 시범운영한 뒤 2014학년도에 도입 여부 검토.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영역에는 기초, 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이 있음. 또 2009 개정 교육과정은 보통교과를 수준별·영역별로 기본·일반·심화과목으로 구분함.
내신 절대평가제 영향
내신 영향력 약화 불가피
대학입시 변별력 위해
본고사 유사한 전형 가능성
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발표한 성취평가(절대평가)가 2014년 전국 고등학교에 도입되면 이때 고1 학생(현재 중1)이 대학에 가는 2017학년도 대학 입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들이 내신 부풀리기를 빌미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부활을 추진할 경우 2017학년도가 사실상 3불 폐지 원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입시 명문고 내신 불이익만 해소 이번 절대평가 도입의 최대 수혜집단으로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등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꼽는 데는 이견이 없다. 9등급 상대평가제는 학생이 만점을 받아도 만점자가 1등급 구분선인 4%보다 많을 경우 1등급이 아닌 2등급을 받았다. 시험을 쉽게 내 ‘수’를 남발하던 과거 절대평가의 ‘내신 부풀리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 때문에 실제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린 외고나 자사고에서는 만점을 받고도 2~3등급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2014년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만점자가 아무리 많아도 모두 A학점을 받을 수 있게 돼 ‘내신 불이익’은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과 같이 내신 반영 비율이 커서 일반고 학생들이 강세를 보여온 전형에서 외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 교과부가 성취도(A·B·C·D·E)와 함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함께 기재하기로 한 것도 외고와 자사고에 유리하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감은 “대학들은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갖고 산출한 표준점수(표준점수=원점수-평균/표준편차)를 활용할 텐데 그렇게 되면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 표준편차가 작은 자사고가 유리하다”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내신을 반영하는 전형에 우리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훈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수준별 수업을 하고 고교 다양화를 명분으로 자율형사립고, 기숙형공립고 등 입시 명문고를 양산하는 등 서열화를 조장해 온 정부가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이런 식의 절대평가는 입시 명문고의 내신 불이익만 해소해 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계삼 경남 밀성고 교사는 “성취평가가 일부 상위권 학생과 부유층을 위한 조처라는 비판을 면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려면 내신 위주로 뽑는 인원이 대학 입학 정원의 절반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고교등급제, 본고사 부활 우려 절대평가를 도입한다고 해도 대학이 학생을 1등부터 줄세워 차례로 뽑는 한 같은 A학점에도 어느 학교 출신인가를 기준으로 다른 점수를 부여하는 고교등급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대전 대성고 교사)는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이를 활용해 표준편차가 작은 외고 학생들의 내신 등급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고교등급제를 실시했다”며 “이런 방식이 외고, 자사고는 물론 같은 일반고 사이에서 우열을 가리는 데도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법원은 지난 7월 고려대의 이런 내신 보정 방식이 고교등급제가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유성룡 티치미 대학진학연구소장은 “사실상 교과부가 고교등급제 실시를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학들은 고교등급제를 통해 일부 우수한 고교를 거르고 나머지 고교의 내신 성적은 사실상 반영하지 않아 내신이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신 무력화는 본고사 부활과 직결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내신이 변별력이 전혀 없어지기 때문에 전형요소 하나가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며 “내신이 없어지면 대학별 고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하는 것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내신이 무력화하고 교과부가 수능마저 쉽게 출제한다면 논술이 옛날의 본고사 수준이 돼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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