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문제 해결하기 위해 쓰는 글

초중등 신문활용교육 NIE 글쓰기
⑫ 신문활용교육과 동화(소설)
⑬ 신문활용교육과 건의문
⑭ 신문활용교육과 위인전(인물이야기)

상대방에게 예의 갖추고 내용·근거 이치에 맞아야

‘건의하는 글’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쓰는 글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나 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항상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긴다. 이 문제들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 우리가 사는 공동체에는 혼란과 갈등이 생긴다. ‘건의문’은 사회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실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글쓰기이다. 따라서 ‘건의문’ 쓰기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기르는 글쓰기라고도 볼 수 있다.

초등 4학년 2학기 ‘말하기·듣기·쓰기’교과서에는 제안하는 글을 쓰면 좋은 점과 제안하는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해 학습하는 단원이 있다. 중학 1학년 국어교과서에도 ‘건의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건의문’은 주장이나 의견을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논술문’과 같으나 독자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논술문보다는 더 실용적인 글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대상이 있기 때문에 ‘건의문’을 쓸 때에는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춰 써야 한다. 받는 사람, 인사, 건의하는 사람 소개, 문제 상황, 건의할 내용, 구체적인 해결 방안, 쓴 날짜, 쓴 사람 차례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 ‘건의문’의 형식이다.

‘건의문’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를 발견해야 한다. 문제 상황은 생활 속에서 가장 잘 찾을 수 있지만 신문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찾는다면 신문기사에서는 사회적 차원의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어린이 신문에서 찾아본 사회적 문제는 장애인과 환경 문제, 학생들이 비속어를 많이 쓰는 문제, 생활보호 대상 어린이들의 왕따 문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문제 등이다.

문제를 찾았다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 봐야 한다. 신문기사에는 원인이 함께 제시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비속어를 쓰는 문제를 다루는 기사에서는 비속어를 쓰는 이유도 함께 나와 있었다. 남들이 쓰니까 따라 쓰기도 하고, 성적 위주의 교육에서 오는 스트레스, 습관, 친밀감 등이 비속어를 쓰는 이유라고 한다. 여기에다 인터넷과 영화, 텔레비전의 언어파괴가 비속어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문제의 원인을 생활 속에서 찾았더라도 역시 원인을 분석해 봐야 한다. 원인을 분석할 때는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을 분석했다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결 방안은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 위주의 교육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비속어 사용의 원인이라고 해서 성적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법을 살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인터넷과 영화, 텔레비전이 아이들의 비속어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이러한 매체에서의 비속어 사용을 규제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다음은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보낼지를 결정해야 한다. ‘건의문’의 목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므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적절한 기관이나 사람을 찾아야 한다. 대중매체에서의 비속어 사용 규제에 관한 건의문은 여성가족부에 보내야 할 것이고, 교내에서 비속어 안 쓰기 운동은 교장 선생님께 건의문을 보내야 한다.

‘건의문’을 쓸 때 유의할 점은 주장하는 내용이 우리 사회를 위해 유익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 주장하는 내용이 공평한 것인지도 살펴봐야 하고 주장하는 내용과 근거가 이치에 맞는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지 않는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은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요구하는 바가 서로 충돌할 때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건의문’ 쓰기와 읽기를 통하여 우리는 우리 주변에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합리적으로 우리 사회를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조순자/한겨레글쓰기연구소 엔아이이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