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논술 세미나/ 군주론
1. 군주의 통치자세
2. 인민 주권론
3. 이탈리아의 통일 ▶ 다음 책 <자본주의와 자유>
1. 군주의 통치자세
2. 인민 주권론
3. 이탈리아의 통일 ▶ 다음 책 <자본주의와 자유>
■ 책 소개
<군주론>
마키아벨리 지음/강정인·김경희 옮김/까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걸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에서 나왔다. 우리는 <군주론> 하면 음모와 배신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군주론>의 한 측면일 뿐이다. <군주론>은 여러 나라로 분열돼 외세에 휘둘렸던 이탈리아가 통일되기를 바라는 마키아벨리의 열망이 들어 있다. 또 과거 정치사상가나 철학자들이 자신의 이상에 현실을 꿰맞추려 했던 데 비해 <군주론>은 냉정한 현실 분석으로 정치 법칙을 끌어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 했다. 정치는 도덕이나 종교와는 구분되는 정치 그 자체의 논리와 법칙이 있다는 게 마키아벨리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은 근대 정치학의 시발점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군주론>을 읽을 필요가 있다.
■ 풀무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메디치 가문에 잘 보여 출세하기 위해서 썼다. 그는 강력한 군주를 원했다. 한데 군주가 강력해지려면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인민의 지지와 강력한 군대다. 그리고 군대는 자국 출신 인민들로 구성돼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살았을 당시 이탈리아의 여러 나라들은 용병을 썼다. 자국 인민들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 권력을 보다 확고히 유지하기 위해서 신민들의 무장을 해제하거나 자신들이 정복한 도시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군주가 신민들을 무장시키면 그들의 무기는 실상 군주 자신의 것이 된다.
만약 군주가 신민들의 무장을 해제하면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그런 행동은 신민들을 믿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전체 국가의 무력은 가까이에서 군주에게 봉사해온 자국 출신의 군대에 집중시켜야 한다.
불과 29살의 나이로 피렌체 공화국 공직에 진출해 오랫동안 외교와 군사 분야에 종사했던 마키아벨리는 동맹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한데 마키아벨리는 중립을 못마땅해한다. 그는 군주가 중립을 지키면 적을 만든다고 주장한다.
중립을 지키면 적을 만든다
“당신의 우방이 아닌 군주는 당신이 항상 중립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반면에 당신의 우방인 군주는 당신이 항상 무기를 들고 지원하기를 원한다. 우유부단한 군주는 현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중립으로 남아 있고 싶어 하는데, 이는 파멸의 원인이 된다. 당신이 도운 군주가 승리하면 당신에게 신세를 지게 되어 둘 사이에 우호관계가 이뤄진다. 당신이 도운 군주가 패배해도 그는 당신을 도우려고 할 것이며, 당신에게 감사를 표할 것이고 가급적 당신을 도우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은 재기할 수 있는 운명의 동맹이 된다.”
군주의 지적 능력을 알기 위해서는 주변 인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자들을 쓰는 군주는 현명하다는 칭찬을 듣는다. 보통이거나 무능한 자들을 쓰는 군주는 낮게 평가된다. 군주의 첫 번째 실수가 바로 그들을 선임한 것이기 때문이다.
군주는 신하를 잘 다뤄야 한다. 군주는 대신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오직 군주에게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이미 얻은 많은 명예와 재부로 인해서 더 많은 명예와 재부를 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신이 맡은 많은 관직들을 잃을까 염려하며 변화를 두려워하도록 대우해야만 한다.
권력자 주변에는 아첨꾼이 들끓는다. 어떻게 아첨꾼을 피해야 할까?
마키아벨리는 “진실을 듣더라도 군주가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데 누구든지 군주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면, 군주의 위엄이 훼손된다. 따라서 군주는 자신의 나라에서 사려 깊은 사람들을 선임해 그들에게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그것도 군주가 요구할 때만 허용해야지 아무 때나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서 군주는 조언자들의 말이 솔직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들의 말이 잘 받아들여진다고 믿게끔 처신해야 한다. 한편 누군가가 무슨 이유에서건 침묵을 지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군주는 노여움을 표시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
마키아벨리는 이상을 무시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군주론>의 마지막 부분은 자신의 이상으로 가득 차 있다. 이탈리아 통일이라는 이상이다. 마지막인 26장의 제목은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다.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가 이스라엘인이나 페르시아인, 아테네인들보다 더 억압받고 지리멸렬하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인정받는 지도자도 없고, 질서나 안정도 없으며, 짓밟히고 약탈당하고 갈기갈기 찢기고, 유린당하여 한마디로 완전히 황폐한 상황에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당하는 시련은 거대한 성공을 위한 예비 단계다. 모세의 출중한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 예속되어야 했고, 키루스(기원전 585?~기원전 529. 페르시아 제국의 건설자)의 위대한 정신이 드러나기 위해서 페르시아인들은 메디아인들에게 억눌려 있어야 했으며, 테세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네의 영웅)의 탁월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아테네인들은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어야 했다.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에 “이탈리아가 이제 희망을 걸 만한 대상은 오직 영광스러운 전하의 가문뿐”이라며 “불가피하게 수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마키아벨리는 마지막에도 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만약 영광스러운 전하의 가문이 나라를 구출한 위대한 인물들을 본받고자 한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모든 군사행동의 건전한 기반으로 전하 자신의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를 조직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 이탈리아인들의 용맹으로 우리를 외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하 자신의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를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마치질 소수 특권층을 불신했던 마키아벨리 “불가피하게 수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하다.” <군주론> 26장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에서 마키아벨리는 고대 로마의 역사가 리비우스의 <로마 건국사>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통일을 열망했다. 마키아벨리의 눈에 이탈리아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방 곳곳에 할거했던 소수 특권층이었다. 마키아벨리가 살아 있을 때 이탈리아는 중부의 교황령과 피렌체 공화국, 남부의 나폴리 왕국, 북서부의 밀라노 공국, 북동부의 귀족공화정 베네치아 등 크게 5개로 나뉘어 있었다. 이들 나라는 권력 부침도 심했다.
마키아벨리가 주로 활동했던 피렌체만 해도 그가 태어난 1469년에서 1494년까지는 메디치가가 지배했지만, 이 가문은 친프랑스 정책을 써서 시민들의 원한을 샀다. 결국 메디치가는 추방되고 1494~1498년에는 도미니크 수도회의 수도사였던 지롤라모 사보나롤라가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사보나롤라도 몰락하고 1498~1512년에는 공화정으로 변했고 이 시기 마키아벨리는 공화국 제2서기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1512년 메디치 가문이 다시 집권했다.
이탈리아는 전체 반도를 통일할 만큼 강력한 권력이 등장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각 권력은 은근히 분열 상태를 즐겼다. 예를 들어 교황은 이탈리아 중부를 다스렸으나 전체 반도를 통일하기에는 힘이 약하면서도 다른 어떤 통치자가 이탈리아를 통일하는 것을 방해하기에는 충분할 만큼 강했다. 이들 나라들은 서로 합종연횡을 통해 어느 한 나라가 강해지는 걸 견제했고 결과적으로 이탈리아 통일을 방해했다.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분열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용병 문제를 생각했다. 이탈리아의 각 나라들은 자국민 대신 용병을 사용했다. 용병들은 전쟁이 직업이므로 전쟁을 끝내려고 하지 않았다. 결정적 승리 없이 지속되는 전투와 전쟁의 반복은 용병제의 필연적 결과물이었고, 이게 이탈리아 반도 통일을 방해했다. 한데 용병 사용은 당시 각 나라 지배층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 귀족들은 인민들이 무기를 소유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신들을 향해 그 무기를 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몰락이라는 정치적 비용을 기꺼이 치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키아벨리는 강력한 국가,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서는 군주가 귀족들을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군주는 결국 인민의 지지에 의지할 때 권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다고 봤다.
우리의 현대적 사고방식으로 군주제와 시민들에 의존하는 체제는 서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마키아벨리의 사고방식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있다. 군주와 인민은 귀족이라는 소수 특권층에 대항해 같이 연합해야 한다는 게 마키아벨리의 생각이었다. 물론 이 연합은 ‘평등한 연합’이 아니라 군주가 인민을 잘 지도해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군주론>은 1512년 피렌체의 권력을 장악한 메디치 가문에 잘 보여 관직을 얻기 위해 썼다. 마키아벨리의 사심이 들어 있다. 그러나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인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자국민으로 구성된 군대를 양성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했다. 이는 이탈리아 통일을 위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의 개인적 욕심과 공적 열망이 함께 녹아 있다.
■ 담금질 징병제와 근대 국민국가의 성립 지난 15일 한국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캐나다로 망명을 택한 첫 사례가 뒤늦게 확인됐다. 인권운동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수년 전 자신의 평화주의 신념을 지키고 동성애자로서 군대에서 겪는 인권침해를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망명 신청을 한 김경환(30)씨가 2009년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IRB)로부터 난민 지위를 얻은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학생이던 김씨는 군 입대를 앞둔 2006년 6월 캐나다에 입국해 공식적으로 난민 지위 인정을 신청했으며, 3년 만에 난민 지위를 획득했다. 김 씨는 평화주의자이자 동성애자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당시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의 결정문을 보면 “(한국의) 군대에서 괴롭힘은 심각한 문제이며 특히 동성애자들에 대한 상황은 가혹하다는 점이 명백하다”며 “신청인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징집돼 군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대를 당할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위원회는 판단했다.
지난 60년간 국내에서 종교적 신념이나 개인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받은 경우는 1만5000명에 이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65명이 수감 상태였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 대상이었다. 한데 근대 국가의 성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정 연령에 도달한 남성을 징집해 군대를 구성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서구 중세 사회에서 무력은 기사와 귀족계급들만이 가지고 있었다. 지방에 할거한 이들 귀족 세력을 없애고 전 국토를 단일한 왕권 밑에 두고 통일하는 데 평민들로 구성된 국민 군대의 형성은 중요했다. 국민개병 원칙에 따르면 자격이 되는 모든 성인(대부분 남자)을 국가가 군인으로 강제로 징집한다. 이러다 보니 동성애자, 평화주의자, 종교적 신념에 따라 집총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처벌을 받는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대체복무를 도입하거나 징집제를 지원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왔다. 한데 이 주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대체복무를 허용할 경우,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 현재 국민개병제 아래서도 일부 특권층 자제나 운동선수, 연예인들이 병역을 기피한 사례가 많다.
미국처럼 지원병제를 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4강에도 나와 있듯이 지원병제도 큰 문제가 있다. 지원병제를 실시하면 결국 돈 없는 가난한 계층의 젊은이들이 군대를 간다.
한 국가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는 필수적이다. 이 군대가 한 사회에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에 의해 유지된다면, 결국 그 사회의 상류층이 하류층을 돈으로 사는 셈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수없이 지적했던 용병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병역 문제를 놓고 여러 논란이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벼리기 아래 논제를 읽고 글을 쓴 뒤, <아하! 한겨레> 누리집(www.ahahan.co.kr)에 올려 주세요. 잘 쓴 글을 선택해 ‘통합논술 세미나’에 실어 줍니다. 1. 다음 아래 지문을 비평해 보시오. (600자) 따라서 저는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된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군주론> 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2.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통일을 열망했다. 이탈리아가 여러 나라로 분열된 것이 외세의 개입을 불러왔고 국민 생활을 파탄 냈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현재 한반도는 남북한으로 분열돼 있다.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친하며, 남한은 미국·일본과 친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통일은 필요한가 아니면 불필요한가에 관해 논하시오. 글을 쓰면서 반드시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 통일을 원했던 논리를 인용하거나 반박하시오. (800자) 3. 현재 한국은 국민개병 원칙에 따라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대체복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국민국가 수립이라는 관점에서 병역 거부에 관해 논하시오. (800자)
마키아벨리 지음/강정인·김경희 옮김/까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걸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에서 나왔다. 우리는 <군주론> 하면 음모와 배신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는 <군주론>의 한 측면일 뿐이다. <군주론>은 여러 나라로 분열돼 외세에 휘둘렸던 이탈리아가 통일되기를 바라는 마키아벨리의 열망이 들어 있다. 또 과거 정치사상가나 철학자들이 자신의 이상에 현실을 꿰맞추려 했던 데 비해 <군주론>은 냉정한 현실 분석으로 정치 법칙을 끌어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 했다. 정치는 도덕이나 종교와는 구분되는 정치 그 자체의 논리와 법칙이 있다는 게 마키아벨리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은 근대 정치학의 시발점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군주론>을 읽을 필요가 있다.
■ 풀무질
<군주론>이 쓰여진 15세기 이탈리아의 상황을 보여주는 한 장면. 피렌체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교황 식스투스 4세의 조카 지롤라모 리아리오가 메디치 가문의 경쟁자인 파치 가문과 손잡고 로렌초 데메디치의 암살 음모 사건을 일으키자, 분노한 피렌체인들과 교황청이 충돌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한겨레> 자료사진
■ 마치질 소수 특권층을 불신했던 마키아벨리 “불가피하게 수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하다.” <군주론> 26장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호소’에서 마키아벨리는 고대 로마의 역사가 리비우스의 <로마 건국사>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통일을 열망했다. 마키아벨리의 눈에 이탈리아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방 곳곳에 할거했던 소수 특권층이었다. 마키아벨리가 살아 있을 때 이탈리아는 중부의 교황령과 피렌체 공화국, 남부의 나폴리 왕국, 북서부의 밀라노 공국, 북동부의 귀족공화정 베네치아 등 크게 5개로 나뉘어 있었다. 이들 나라는 권력 부침도 심했다.
로마 교황청 경비를 서고 있는 스위스 용병들. 교황청은 아직도 경비를 스위스 용병들에게 맡긴다. 권태호 기자
■ 담금질 징병제와 근대 국민국가의 성립 지난 15일 한국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캐나다로 망명을 택한 첫 사례가 뒤늦게 확인됐다. 인권운동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수년 전 자신의 평화주의 신념을 지키고 동성애자로서 군대에서 겪는 인권침해를 피하기 위해 캐나다로 망명 신청을 한 김경환(30)씨가 2009년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IRB)로부터 난민 지위를 얻은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학생이던 김씨는 군 입대를 앞둔 2006년 6월 캐나다에 입국해 공식적으로 난민 지위 인정을 신청했으며, 3년 만에 난민 지위를 획득했다. 김 씨는 평화주의자이자 동성애자다.
지난 5월15일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에 국방부 앞에서 참가자들이 몸으로 ‘PEACE’(평화)를 쓰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정용일 기자
■ 벼리기 아래 논제를 읽고 글을 쓴 뒤, <아하! 한겨레> 누리집(www.ahahan.co.kr)에 올려 주세요. 잘 쓴 글을 선택해 ‘통합논술 세미나’에 실어 줍니다. 1. 다음 아래 지문을 비평해 보시오. (600자) 따라서 저는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된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군주론> 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2. 마키아벨리는 이탈리아 통일을 열망했다. 이탈리아가 여러 나라로 분열된 것이 외세의 개입을 불러왔고 국민 생활을 파탄 냈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현재 한반도는 남북한으로 분열돼 있다.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친하며, 남한은 미국·일본과 친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통일은 필요한가 아니면 불필요한가에 관해 논하시오. 글을 쓰면서 반드시 마키아벨리가 이탈리아 통일을 원했던 논리를 인용하거나 반박하시오. (800자) 3. 현재 한국은 국민개병 원칙에 따라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대체복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국민국가 수립이라는 관점에서 병역 거부에 관해 논하시오. (8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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