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2개대학 중점감사
원서 넣기전 합격…교직원이 대리 학과지원…
원서 넣기전 합격…교직원이 대리 학과지원…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 교원확보율 등 교육관련 지표가 부실한 22개 대학을 감사원이 중점 감사한 결과, 광범한 입시비리와 회계비리가 확인됐다. 교육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이 5일 공개한 ‘교육관련 지표 부실대학 지도감독 실태’ 공개문을 보면, ㄱ대학교 등 4개 대학은 학과명이 기재되지 않은 입학원서를 접수한 뒤 나중에 합격 가능한 학과를 교직원이 대신 기재해 합격 처리했다. 이들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사전에 합격 확약서를 써줬으며, 일부는 입학기준에 미달해도 합격시켜줬다. ㄴ대학교 등 7개교는 교직원 가족 등을 전액 장학생으로 명의만 입학 처리한 뒤 출석이나 시험 없이 학점 또는 학위를 수여하는 방식으로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도 했다.
이외에 9개 대학은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원거리 직장인들에게 출석하지 않아도 학점을 부여하거나 주말과 야간에 편법으로 단축수업을 했으며, 4개 대학은 교육·연구경력이 없는 외국인 등을 전임교원으로 채용해 교원 확보율을 부풀렸다.
회계비리도 만연했다. 교육당국 허가없이 수익용 기본재산을 무단으로 처분해 운영비로 충당하거나 법인회계에서 부담해야 하는 직원 급여 등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대학이 8곳에 이르렀으며, 4개 대학은 설립자인 명예총장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설립자 가족에게 무상으로 주택 등을 제공했다. 교비회계로 수입 처리해야 하는 학교시설 사용료 수입을 법인회계로 수입 처리하거나 부외 계좌를 만들어 따로 관리한 5개 대학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여건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대학도 학과나 정원을 증설하도록 관련 기준을 운영했으며, 일부 대학들은 구조조정 이행 실적을 허위로 보고하거나 시정명령에 대해 허위로 이행 결과를 보고했는데도 교과부는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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