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수능서 10명중 3명꼴만 ‘외국어 1등급’
전문가 “논리·사고력 없인 실력향상 어려워”
전문가 “논리·사고력 없인 실력향상 어려워”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외국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은 10명 중 3명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마음누리정신건강의학과 정찬호 원장이 2012학년도 수능을 치른 서울 강남구 고교 3곳 학생 가운데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사이에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이상 어학연수를 한 학생 231명의 외국어영역 성적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등급을 받은 학생은 30.7%(70명)에 불과했다. 정 원장은 “조기유학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수능에서 외국어영역 만점을 기대하는데 이는 착각”이라며 “외국에서 대학까지 다닐 학생이라면 모르겠지만 국내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조기유학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수능 외국어영역이 측정하는 능력이 단순한 영어회화 실력이 아닌 독해력과 논리력, 사고력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영어교육학)는 “조기유학은 영어회화를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은 제공하지만, 말하기 능력이 바로 읽기나 쓰기 능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기유학을 다녀왔다 하더라도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어사교육포럼 부대표는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영어 실력과 함께 어느 정도의 인지능력도 필요하고, 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영어도 잘하기 어렵다”며 “우리말을 한창 배울 나이에 외국에 다녀온 아이들이 꼭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6~8월 처음 실시될 예정인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4개 영역으로 치러지고, 이 시험이 수능의 외국어영역을 대체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를 보면 지난 2006년 2만9511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조기유학생은 2009년 1만8118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모의평가가 처음 치러진 2010년 1만8741명으로 3.4% 늘었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1급(성인용)과 2·3급(고등학생용)으로 구분되는데,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말에 수능의 외국어영역을 2·3급 시험으로 대체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승현 부대표는 “이 시험의 말하기·쓰기 영역 도입은 향후 영어 사교육 시장의 동향에 매우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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