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데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부모의 일방적 지시다. 그림 김영훈 기자
조기원의 학습코칭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배가 아픈 아이가 있다. 학교에 가는 두려움이 몸에 나타난 경우다. 학교폭력의 문제뿐 아니라 새로운 아이들과 적응할 것이 두렵고 괴로운 아이들도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아이들은 더욱 심할 수 있다. 이미 왕따의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그런 두려움을 가진 아이들이라면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부모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야기해보면 묵묵부답이거나 오히려 짜증을 내기도 한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이유 중 대부분은 부모가 가르치려 하기 때문이다. 교훈을 주고 답을 주고 방법을 알려주려는 부모의 의도와는 달리, 아이들의 태도는 냉담하다. 다양한 어려움에 있는 자녀들을 대화로 도울 수 있는 대화법을 알아보자.
“내일이면 개학인데 기분이 어때?”
“아는 아이가 없는 학교를 가는 게 엄마는 좋아요?”
“그래, 전에도 그런 문제로 힘들었으니 그럴 수 있겠지, 많이 걱정되는구나.”
부모가 공감해줘서 이 정도의 대화가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여기까지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부모가 자녀와 대화 시 주의할 점은 경청이다. 첫째, 아이와 대화할 때는 눈을 바라보자. 둘째,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하자. 셋째, 끝말을 따라하거나 키워드를 반복하자. 세 가지만 지켜도 아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난다.
“어떤 경우 학교에서 힘드니?”
“반에서 나에게 말 거는 친구가 하나도 없고 친한 아이들끼리 대화하고 어울릴 때죠.”
“아, 그럴 때 힘들구나. 그럼 또다른 경우는?”
“점심때도 자기들끼리만 함께 밥 먹어요. 매점 갈 때도.”
“점심과 매점 갈 때도. 또다른 경우는 없니?”
“그 정도예요….”
보통 이쯤에서 부모는 걱정과 함께 가르치거나 교훈을 주려한다. 참고 다음으로 넘어가보자.
“그럼 네가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도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해보고 싶니?”
“다른 아이들이 먼저 말을 걸어줄 때까지 기다리는데 나는….”
“그렇구나 이번에 네가 먼저 말을 걸어본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 전 못해요. 어떻게 처음 보는 아이에게 말을 걸어요?”
“그렇구나, 그럼 먼저 미소를 띠면 어떨까? 그 아이가 어떻게 나올까?”
“간혹 먼저 말을 거는 아이도 있지만 난 쑥스러운데….”
“쑥스럽구나! 그래 또다른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 그럼 엄마가 아이디어 하나를 낼 테니 그다음엔 네가 내는 식으로 방법을 찾아보자.”
이렇게 아이가 아이디어가 부족할 때 3분쯤 침묵은 금이 된다. 잠시 뒤 엄마가 아이디어를 던져주고 아이가 생각나도록 돕는다. 그래도 생각을 못해낸다면 2개, 3개를 계속 엄마가 아이디어를 준다.
“엄마라면 먼저 웃고 그다음 가볍게 목례 정도로 인사까지 해볼 거 같은데, 넌 어때?”
“글쎄요,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아이가 먼저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날씨를 화제로 말을 걸어보지 뭐. 날씨가 춥다 그지? 아니면 날씨가 좋다 그지?”
“글쎄요. 난 어디 사는지 물어볼게요.”
“와!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그럼 친구가 어디에 산다고 하면 나도 어디에 산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그다음에 난 어느 학교 졸업했다고 이야기하고 아이에게 어느 학교 졸업했는지 물어볼 수 있겠네.”
이쯤 되면 아이도 약간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봉착한 문제와 관련해 현실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그런 현실에 대한 대안들을 찾아보는 멈추고 생각하기(Stop & Thinking) 훈련이 필요하다. 과정을 갖춘 대화의 틀에서 부모가 아이들을 자각으로 이끄는 질문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자각해서 행동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부모의 몫이다. 오래전 소크라테스가 즐겨 사용한 방법이다. 코칭의 대표적인 대화법의 하나를 소개한다. 아이들의 다양한 문제를 발견하고 자각해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도록 돕는 지혜의 도구로 활용해보자. 위 대화는 아래를 응용한 실제 사례다.
1. 목표(Goal):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뭐니?
2. 현실(Reality):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첫 번째, 두 번째…)
3. 선택(Options):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첫 번째, 두 번째…)
4. 의지(Will):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조기원 한국학습코치협회 대표 ·KLC공부습관트레이닝센터 대표
2. 현실(Reality):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첫 번째, 두 번째…)
3. 선택(Options):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첫 번째, 두 번째…)
4. 의지(Will):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조기원 한국학습코치협회 대표 ·KLC공부습관트레이닝센터 대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