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논리력을 향상시킨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대학입시에서 수시 전형이 60%를 넘어 80%에 이르게 되면서 논술고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법조인, 교원 선발 시험에도 채택되었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 칭하는 공기업 입사 시험과 대학 교직원 시험에도 논술시험이 합격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제 대학입시는 물론이고 대학 교양 강의에도 논술 강좌의 비중은 취업과 연계되어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글쓰기의 유형은 다양하다. 개인적인 범주의 일기나 편지로부터 문학적 글쓰기인 소설, 시, 희곡이 있다. 이외에도 보고서나 설명문, 연설문, 기사문, 칼럼 등도 흔히 접하는 장르다. 그런데 이들 글쓰기 유형을 제치고 왜 논술만이 공식적인 시험으로 채택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타인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라는 점과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논술의 개념이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의 생각을 객관화하여 타인에게 공감을 얻고, 나아가 논리적인 설득에 이르는 능력이 포함된 글이다. 즉, 논술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한 이성적인 접근을 통하여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글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논리적인 능력은 합리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유용한 자질로 평가된다.
논술의 정체성은 ‘소통’과 ‘배려’라는 두 가지 가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이해하면 논술문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난해한 논술문 작성의 원리를 납득하는 데 유용하다. 이 중 소통의 정신은 표현의 정확성과 관련된다. 이를 위해서는 어휘와 문장에 대한 기초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비유적 표현을 절제하는 건조한 문체는 해석의 모호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구체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이유는 타인에게 나의 생각을 명쾌하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가치가 ‘배려’이다. 물론 논술은 주관적인 견해의 표현이다. 그러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존중해야 한다. 필자의 감정 표출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칼럼이나 연설문 등과 다른 특징이다. 철저하게 이성적인 문장 표현은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나의 생각을 끝까지 읽도록 하는 힘을 지닌다. 이와 같은 태도는 교양 있는 민주시민의 기본 자질에 속한다. 이러한 면에서 논술은 ‘교양 있는 글쓰기’라는 특징을 지닌다.
‘소통’과 ‘배려’는 논술의 가치인 동시에 합리적 사회가 중요시해야 할 덕목이다. 감정의 대립은 갈등과 폭력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감정도 존중해야 한다. 한 사회의 선진화 정도는 이성이 감성을 억제하는 정도로 판정할 수 있다. 가족과 친구라는 소규모 단위로부터 시작하여 지역과 국가, 나아가 세계와 소통하려는 노력은 최근 3년 동안 대입 논술의 핵심 주제였던 ‘바람직한 삶의 태도’와 상통한다. 그리고 ‘배려’는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공동체로 화합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조화와 평화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나보다 사회와 세계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인성은 대학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십, 글로벌 리더십의 근간이 된다. 전홍식 한겨레통합교육원 대표
<한겨레 인기기사>
■ 전여옥, 신지호, 진수희 사실상 공천 탈락…친이계 반발 일듯
■ 새누리당 ‘쇄신’ 부족하지만, 민주당은 더 못해
■ 빅뱅 “난 살아 있다!”…대성 ‘날개’부르며 공중으로
■ “음식 안내온다 총 겨눌때 식은땀”
■ ‘한국 아이들 부러워할’ 호주의 선진교육 현장
■ 전여옥, 신지호, 진수희 사실상 공천 탈락…친이계 반발 일듯
■ 새누리당 ‘쇄신’ 부족하지만, 민주당은 더 못해
■ 빅뱅 “난 살아 있다!”…대성 ‘날개’부르며 공중으로
■ “음식 안내온다 총 겨눌때 식은땀”
■ ‘한국 아이들 부러워할’ 호주의 선진교육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