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홍’ 의 큐레이터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318 리포트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직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직업군이 뚜렷하게 세분화·전문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과 인터넷 대중화 바람을 타고 이색적인 신종 직업도 크게 늘고 있다. 추세를 반영하듯 이전에는 각광받던 직종이 사양 직종이 되는 반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직업들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른다.
‘1318 청소년들’ 가운데는 이처럼 새롭게 부상하는 직업에 도전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단지 그럴듯한 이름을 내건 대학, 이른바 인기 학과에 진학하는 데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고 미래 전망도 밝은 분야를 개척하며 하루하루 구슬땀을 흘린다.
성신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하니(18)양은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게 꿈이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잘 만든 요리를 잡지나 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 먹음직스럽게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 김양은 잡지나 광고 전단지에 나오는 음식 사진을 보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김양은 “사진을 봤을 때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잖아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시각의 결정판’을 보여주는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은 정말 매력적이에요”라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천고 김용우(16·1학년)군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틈틈이 ‘복권 디자인’ 책들을 보고 있다. 지폐보다 작지만, 그 작은 공간에 구매자에게 행운을 불러다 줄 것 같은 디자인과 행운의 숫자, 상금액 등을 담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게 김군의 설명이다.
김군은 “참신한 생명력을 살리기 위해 온갖 자료를 찾아 헤매는 복권 디자이너는 한번 해 볼 만한 직업임에 분명한 것 같다”며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계속 키우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생들에겐 다소 전문적으로 들릴 ‘카리스마 스태프’나 큐레이터가 되는 꿈을 키워 가는 친구들도 있다. 카리스마 스태프는 판매사원으로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알려 브랜드 캐릭터를 고객들에게 심는 구실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큐레이터는 원래 미술관 전시 기획자를 말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큐레이터를 희망하는 추세다.
성신여고 3학년 신정원(18)양은 “‘좋아 보여서’나 ‘수입이 좋아서’가 아닌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졌다”며 “청소년들이 다양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주/1318리포터, 성신여고 3학년 totoro_10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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